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일자리·소득 불안·눈덩이 빚…‘3만弗 시대’ 가계는 3대악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업ㆍ정부(재정)와 함께 경제의 3대 주체인 가계(家計)가 흔들리고 있다. 지속되는 일자리 침체와 소득 불안, 눈덩이처럼 늘어난 가계부채 등 3대 악재로 가계가 휘청이는 가운데, 50대 이상 중년 및 고령층은 조기 은퇴와 준비 안된 노후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지표상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었지만, 삶의 질과 만족도는 개선이 요원한 상태다.

가계 불안은 경제활력의 핵심인 소비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대외 악재로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투자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그나마 정부 재정과 민간 소비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으나, 가계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경제활력은 더욱 어려워질 게 분명하다. 가계 소득과 활력의 원천인 일자리를 확충ㆍ안정화하고 고령화 시대에 맞는 고용 및 사회안전망 확충이 시급한 셈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일자리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15~29세 청년층 공식실업률은 지난달 11.5%, 체감(확장)실업률은 25.2%로 각각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이후 19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후반의 경우 인구가 최근 1년간 8만9000명 증가했지만, 취업자는 6만명 증가하는데 그쳐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했다. 아예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관련기사 6면

한창 일하면서 가계와 국가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30~40대는 실업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30~40대 취업자는 최근 1년 사이에 27만7000명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24만9000명)한 탓도 있지만 경기침체로 제조업 등 민간 일자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50대 이상은 노후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59.5%를 기록했다.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상대적 빈곤율 4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였다.

특히 가계의 경제난은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소득조사를 보면 지난해 4분기 하위 20%(1분위) 가구소득은 1년 전보다 17.7% 감소했다. 하위 20~40%(2분위) 소득도 4.8% 줄었다. 반면에 상위 20%(5분위) 소득은 10.4% 증가해 1분위와의 격차(5분위 배율)가 5.47배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태에서 가계빚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 결과 작년말 현재 가계부채는 1534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96.9%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비교가능한 43개 주요국 중 7위다. 2002~2017년 사이 15년 동안 GDP가 연평균 5.6% 성장한 반면, 가계부채는 7.9%의 속도로 증가하면서 누적돼 이젠 경제불안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자리ㆍ소득ㆍ부채 등 3대 악재는 가계를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에도 부담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36~70%일 때엔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이를 넘어서면 소비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들 악재를 해소할 실효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경제가 한단계 도약해 국민소득 3만달러에 걸맞는 삶의 질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