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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임블리 "경영? 안한다!, 인플루언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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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 기자회견

식품사업에서 손 떼고 전문경영체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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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임블리로 활동해 온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가 20일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임블리 유튜브 방송 캡처]


인플루언서 임블리(임지현)가 여성의류쇼핑몰 ‘임블리’의 경영에서 손을 뗀다.

최근 자사 쇼핑몰에서 판매한 호박즙의 이물질 논란으로 시작된 비판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경영진이 내린 결단이다.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는 20일 금천구 가산동 부건에프엔씨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지현 상무가 고객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7월 1일자로 상무보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며 “고객과 소통하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임블리 브랜드의 인플루언서로서 고객과 소통하며 신뢰회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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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자회견장에서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 최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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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은 소비자들이 제기에 온 의혹과 문제를 해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박 대표는 “블리블리 화장품 51개 품목과 식음료 제품에 대해 안전성 재검증을 진행했다”며 “안전성 검사 결과 화장품 51개 품목 모두에서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과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시험ㆍ검사 성적서를 지난 8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이 가장 불안해했던 블리블리 인진쑥 에센스와 인진쑥 밸런스 샤워 필터 제품에 대해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미개봉 3개월 제품까지 총 5600건을 환불 진행했다”며 “두 제품 모두 재검증 결과에서 안전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불안해하는 고객을 위한 조치였다”라고 덧붙였다.

임블리 논란의 시작이었던 곰팡이 호박즙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박 대표는 “호박즙 제품의 안전성은 영천시보건소의 위생과와 외부 검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이상 없다는 평가 결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건 에프엔씨는 최초 논란이 있었던 제품의 돌림형 마개 부분에 곰팡이 생성 가능성과 진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곰팡이 배양시험을 의뢰했다. 박 대표는 “상온에서 개봉된 상태로 진행된 시험에서 호박즙 제품의 패키지 입구와 마개 부분에서 시험 2주간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임블리 안티 계정에 대해서는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부건에프엔씨는 지난 6일 까계정으로 불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면서 곰팡이 호박즙으로부터 시작된 임블리 사태가 격화된 바 있다. 박 대표는 “일부 안티 계정을 통해 유포된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의 제조 일자 조작(일명 ‘미래에서 온 에센스’)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밝혀졌다”며 “논란을 야기한 제보자가 회사에 허위 제보였음을 실토했다”고 말했다. 타사 제품 디자인 도용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 박 대표는 “앞으로 자체 검열 기준을 강화하고 우수한 디자인 인재들을 확보하여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지현 상무의 사퇴 의미있을까
이날 현장에서는 현 사태에서 임지현 상무의 사퇴가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 여전히 임블리의 브랜드인플루언서로 고객과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박 대표는 "임지현 상무는 기존 인플루언서활동에 더해 마케팅, 제품 개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이런 많은 부분에서 자리를 내려놓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임지현 상무가 사건 발생시 소통이 미숙했던 게 사실이지만 지난 6년동안 임지현 상무는 진심으로 고객과 소통해왔기 때문에 사랑받았다"며 "앞으로 부족한 점은 반성하고 개선해서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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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전직원의 내부고발'로 SNS에서 떠도는 인스타그램 캡쳐글. 물류창고의 위생과 온도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글이다.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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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안전성 검사가 통과됐지만 다수의 피해자가 있다는 점에서 제품 보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일명 '금천구 가산동 4층 물류창고 창고정리 전 사진'으로 SNS에 떠도는 내용과 관련해서다. 이에 대해 부건에프엔씨 측은 "현재 창고로 이사한 것이 2016년 7월이고 인진쑥 밸런스가 입고되어 판매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8년 5월이다"라며 "SNS에 올라온 사진은 이사하기 전 창고의 사진으로 SNS에서 떠도는 글은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부건에프엔씨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임 상무 퇴진 등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6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임블리'는 이제 식품 부문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주력 분야인 패션, 화장품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도 도입한다.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고 설명하는 소비자 간담회를 다음 달부터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밖에 부건에프엔씨는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하고 고객 시스템 관리 개선·패션 부문 디자인 독창성 강화·자체 생산라인 확대를 통한 품질 향상 등을 시도한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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