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제공업체인 구글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도 타격을 받게 됐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온전히 안드로이드를 구동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 시내의 한 화웨이 영업장. /연합뉴스 |
앞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 기업들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직후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그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누구든지 이용 가능한 오픈 플랫폼이라 탑재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매년 보안, 편의성, 성능 향상을 위해 진행되는 구글의 업데이트를 지원받을 수 없게 된다. 또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등과 같은 구글의 핵심 서비스도 이용 불가하다. 사실상 제대로 된 사용이 불가능한 셈이다.
화웨이 측은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자체 OS를 개발해왔으며 곧 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범위한 사용층과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때문"이라며 "과거 삼성전자를 비롯해 수많은 IT 기업들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모바일 OS 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단 한차례도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화웨이는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5G 통신장비를 만드는 데 있어 미국 기업들의 부품과 기술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사업을 위해 그동안 퀄컴,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통신 칩을 공급받아왔고 인텔, 오라클로부터도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구매해왔다.
가장 큰 문제는 통신칩이나 메모리 반도체 등의 부품이나 기술은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를 통해 수급 가능하지만 라이선스 문제나 사실상 미국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영역의 부품도 많다는 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5G 사업에 필수적인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에 탑재되는 RF칩 등은 미국 이외의 업체에서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신에서는 미국이 이같은 조치가 당분간 화웨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안리뷰 등은 화웨이가 통상 핵심 부품의 경우 1년치를 재고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1년동안 화웨이가 미국 이외의 다른 기업을 통해 부품 수급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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