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1시45분 사고, 45분 지나 소방서 신고
관할 지자체인 서산시에는 1시간45분 지나서 알려
맹정호 서산시장 "시민 SNS 보고 사고 알아" 지적
지난 17일 오전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가 유출되면서 주민 등 330여 명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신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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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충남도에 따르면 유증기 유출 사고는 17일 오전 11시45분쯤 한화토탈 대산공장 내 스틸렌모노머(SM) 공정 옥외 탱크 상부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한화토탈은 소방수를 분사하는 등 자체 대처하다 45분이 지난 낮 12시30분에야 소방서에 신고했다.
한화토탈이 관할 행정기관인 서산시에 신고한 것은 사고 발생 1시간45분이 지난 오후 1시30분쯤이다. 서산시는 신고를 받은 뒤 대산공장 인근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의용소방대원 등 260여 명에게 안전문자를 발송했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화학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은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관할 소방서에 즉시 신고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정부나 자치단체로부터 행정처분 등을 받는다.
충남도 관계자는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날 때까지 유증기가 계속 유출되면서 주민이 큰 피해를 입었다”며 “한화토탈이 사고를 곧바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관계 당국과 함께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한화토탈 대산공장로 가는 도로 변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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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정호 서산시장은 이날 오전 서산시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늑장 신고에 대해 한화토탈 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회의에는 한화토탈을 비롯해 LG화학·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KCC 등 대산공단 5개 회사의 공장장과 안전 관련 임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맹 시장은 “시민이 SNS(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보고 한화토탈 사고를 접했고 직원에게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며 “두 번째 유출 때도 신고가 없었는데 앞으로 즉시 보고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산읍이 지역구인 서산시의회 장갑순 부의장도 “대산공단에서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각 회사의 대책은 주민들에게 와 닿지 않는다”며 “주민이 불안해하는 만큼 입주 업체들은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산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환경지도2팀’을 신설, 기업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충남도와 협의해 화학사고·유증기 유출사고를 긴급재난문자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맹정호 서산시장이 20일 오후 서산시정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17일 발생한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사고에 대한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산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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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토탈은 이번 사고가 스틸렌모노머를 합성하고 남은 물질을 보관하던 탱크에서 이상 반응으로 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열로 탱크 안에 저장된 유기물질이 기체로 변해 탱크 상부로 분출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당시 탱크에서 빠져나온 유증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장은 물론 4㎞가량 떨어진 마을까지 번져나갔다.
스틸렌모노머는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제조할 때 원료로 사용되는 인화성 액체 물질이다. 흡입하면 구토와 어지럼증, 피부 자극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증기 유출 사고로 주변 지역 주민과 직원 525명(20일 오후 2시 기준)이 어지럼증과 구토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서산의료원과 서산중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차도가 없거나 증상이 계속되는 주민들은 20~22일 사흘간 순차적으로 추가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충남 서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대산공단 입주기업 노조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토탈 공장 재가동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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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인 한화토탈 공장장은 대책회의에서 “최대한 이른 시간에 공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장 재가동 전 노조 파업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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