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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릴 듯 풀리지 않고 꼬여만 온 미·중 무역갈등에, 올해 1분기 미국 주요 상장사들의 설비투자 관련 자본 지출 규모 증가세가 전년 같은기간 보다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애플 등 주요 대기업은 오히려 해당 지출 규모를 줄였는데 이는 자칫 경제 성장 둔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에 포함된 356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자본적 지출액(Capital Expenditure)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세(20.5%) 대비 크게 둔화된 값이다. WSJ는 지난 8일까지 분기 보고서를 낸 기업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가공 서비스 업체 캘크벤치와 함께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본적 지출 증가율(전년 동기비)은 2017년 2분기 16.6% 역성장세를 보인 이후 7개 분기만에 최저 증가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지난해 자본적 지출 규모가 가장 컸던 상위 10대 기업이 1분기 총 407억달러(48조6000억원)를 쓴 반면 올해 1분기에는 382억달러(45조6000억원)를 쓰는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자본적 지출이란 고정 자산에 대한 지출 중 고정 자산의 가치를 증가시키거나 가용 연수를 증가시키는 지출(주로 설비투자)을 뜻한다. 공장, 장비, 다른 자본적 재화에 대한 지출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주요 상장 대기업들을 살펴보면 애플의 올해 1분기(1~3월)자본적 지출은 23억6300만달러(2조8200억원)로 전년 동기(41억9500만달러) 대비 43.7% 줄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36.5% 줄어든 46억3800만달러, AT&T는 15.3% 줄어든 51억8200만달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은 6.2% 감소한 42억6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본적 지출은 일종의 설비투자로도 여겨지는데 기업이 이를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특히 올해 1분기 대기업들이 자본적 지출을 줄인 데에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짐 엄플레비 캐터필러 최고경영자는 "어느 시기건 이런 종류의 무역 긴장이 있는 때라면 그것은 모든 자본적 지출 계획에 대해 보수주의를 포함하게 된다"고 지난 4월 말,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말했다.
캐터필라는 중장비를 만드는 미국 대표 기업으로 올해 1분기 자본적 지출은 5억4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했다. 캐터필라의 자본 지출은 전형적으로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장비를 사는데 집중된다.
한편 기업들의 이와 같은 자본적 지출 둔화세는 경기 전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설명이다.
WSJ는 주요 상장사 경영진을 인용해 "중국과의 질질 끄는 무역 긴장은 기업은 물론 기업들의 고객들로 하여금 신중하게 만든다"며 "기업 지출의 둔화세는 2019~2020년의 경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전망을 키운다"고 보도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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