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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배달의민족, 쿠팡 ‘불공정행위’로 공정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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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입점업체 확보중, 배민과 계약해지 제안…

부당하게 경쟁자 배제… 영업비밀 침해 소지도”

쿠팡 “정당 영업활동”

업계 “후발주자에 선제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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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외식 배달 서비스에 뛰어든 쿠팡을 상대로 불공정거래 행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우버와 쿠팡 등 신규 주자들이 음식 배달 시장에 뛰어들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쿠팡은 일반인이 식음료를 배달하는 방식의 ‘쿠팡이츠’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입점 업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영업사원이 ‘배달의민족과 계약을 해지하고 쿠팡과 독점 계약을 맺으면 수수료를 대폭 할인하고 매출 하락분을 현금으로 보전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게 우아한형제들 주장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 23조가 금지하는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또 쿠팡이 배민라이더스 매출 최상위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를 확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최상위 50개 업체에 제안이 집중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 음식점에서 녹취한 내용을 보면, 쿠팡 쪽 영업사원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의심되는 대목이 있다”고 했다.

쿠팡은 ‘후발 주자로서 적극적인 영업 행위를 했을 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일부 영업사원이 비슷한 취지의 제안을 했을 수는 있으나, 회사에서 (우아한형제들과 계약 해지 등) 공식 방침을 내린 바 없다”고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여지에 대해서도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 조사를 한 것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 수준이다”고 했다.

온라인 음식 배달 대행 시장 경쟁이 격화되며, 선발주자와 후발주자의 신경전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배달앱 시장이 올해 5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망과 자본 조달 능력이 압도적인 쿠팡이 가세하면 60%에 이르는 우아한형제들 점유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전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불공정행위 관련 소송을 많이 다뤄본 한 변호사는 “전속계약 등 쿠팡쪽 제안이 정당한 경쟁 수준을 넘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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