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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주열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안 한다"…세번째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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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안재용 기자] [논란 확산→진화 반복되며 불확실성↑…세 번째 공개석상 발언 종지부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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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현안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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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화폐단위 변경)을 추진하지 않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리디노미네이션' 가능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며 금융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 총재가 세번째 '사실무근'임을 밝힌 것이어서 논란에 종지부가 찍힐찌 주목된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디노미네이션을 주장하는 측에서 기대효과와 장점을 내세우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기도 쉽지 않다"며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할 계획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대외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런 때 국민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리디노미네이션을 둘러싸고 논란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은 지난 3월 이 총재가 국회 업무보고에서 한 발언에서 촉발됐다. 이 총재는 당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며 "그러나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따르기 때문에 논의를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당사자라 혹시 결론을 내고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경제주체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 수 있어 먼저 거론하는 것은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상황은 이 총재가 우려한 대로 흘렀다.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관심 혹은 불안이 확산됐고, '리디노미네이션 테마주'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 혼란이 커졌다.

이같은 혼란은 화폐단위 변경을 뜻하는 리디노미네이션과 화폐개혁을 뜻하는 '커런시 리폼(Currency Reform)'이 혼용되면서 생겨났다. 커런시 리폼은 주로 지하경제 양성화 등 정치적 목적을 동반한다. 2009년 북한, 2016년 인도가 추진한 화폐개혁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이 총재가 지난 4월 1일 기자단 오찬간담회와 4월 18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혔지만 불씨는 꺼기지 않았다. 유튜브 등 SNS에서는 '(화폐개혁) 부동산 핵폭탄 터진다', '정부가 돈을 뺏으려 한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퍼졌고, 자산가들이 금이나 달러화 투자를 늘린다는 소문도 돌았다.

특히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박운섭 한은 발권국장이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논란은 재차 확산됐다. 한은은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들썩였다.

한은은 이날 이 총재 발언으로 관련 논란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유언비어를 파악하고는 있지만, 별도 대응에 나설 경우 국회 토론회 때와 같이 논란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홍춘욱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는 "1962년 국민들이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화폐개혁이 단행되면서 경제주체들이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는데, 통화당국이 이 트라우마를 건드렸다"며 "(리디노미네이션은) 경제주체 신뢰와 기대에 달린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안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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