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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당내갈등 ‘활활’, 지지율은 ‘뚝뚝’, 바른미래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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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임재훈·최도자 등

손학규, 당직 인사 강행에

유승민계 반발, 또 ‘충돌’

경향신문

시선 따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가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오신환 원내대표 옆에서 손을 이마에 짚은 채 회의 자료를 보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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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맥주회동’으로 국회 정상화 가능성을 타진한 20일, 바른미래당 당내 갈등이 극에 치달았다. 손학규 대표(72)는 이날 현 지도부 체제 유지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요 당직 인사를 채웠고,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해온 유승민계 최고위원들은 “날치기 통과”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약 50일째 당내 갈등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은 추락하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이날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최도자 수석대변인 등의 임명을 강행했다.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 구성원 9명 중 1명이다. 손 대표의 인사 강행으로 최고위원회는 당권파 4명(손학규·주승용·채이배·문병호)과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안철수계·유승민계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으로 진용이 꾸려지게 됐다.

하지만 유승민계 최고위원들이 이날 최고위에서 강력 반발하며 고성이 오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국정 현안을 대응하는 자리다. 임명권을 떠나서라도 원내대표와 의견 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당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일이 안건으로 상정됐다는 소식을 8시11분 e메일로, 내부순환도로상에서 통보받은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반면 손학규계 문병호 최고위원은 유승민 의원의 5·18 기념식 불참을 거론하며 “우리 당이 자한당과 궤를 같이하는 보수정당이고 내년 총선에서 보수대통합에 참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를 겨냥한 ‘진상조사위’ 설치를 안건으로 올리자고 맞불을 놨다. 이들은 4·3 보선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업체 관련 부정 의혹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손 대표가 평화당과 손잡고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려 했다’)에 대한 진상조사위 설치를 안건으로 제안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변인에 김수민 의원, 원내부대표에 김삼화·유의동·신용현·지상욱 의원을 지명했다. 손 대표의 인사 강행에 맞서 원내 당직을 유승민·안철수계로 채운 모양새다.

특히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비공개회의 중 손 대표가 인사를 강행하려 하자 집단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직 임명 철회를 다루기 위해 2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손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금요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했고 오늘은 발표할 예정이라 안건에 올라갔다”고 했다.

갈등이 계속되면서 당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 기준 지난 4월 넷째주(7%) 이후 매주 1%포인트씩 ‘뚝뚝’ 떨어져 5월 셋째주 4%를 기록했다. 창당 이후 4~9% 사이를 오르내리던 당 지지율이 3주 연속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4·3 보선 직후 4%대로 떨어졌던 당 지지율은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면을 거치며 7%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당 분란이 커지면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당 주도권 다툼이 감정싸움으로 커지면서 치킨게임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계 지상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욕에 사로잡혀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농단하는 손 대표는 당장 사퇴하는 게 옳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만이라도 당권파·비당권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당의 정체성·노선 등 전권을 주는 것으로 타협하는 게 마지막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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