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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손학규 ‘인선 강행’에 바른정당계 “날치기 임명 무효” 강력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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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최도자 수석대변인 임명
한국일보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오신환 원내대표.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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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에도 채이배 신임 정책위의장ㆍ임재훈 사무총장ㆍ최도자 수석대변인의 인선을 강행했다. 김관영 전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로 갈등이 조정기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일각의 기대와 달리 원내사령탑 교체 후 내분은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당헌 제22조에 따라 최고위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7일에도 이들 당직 임명을 시도했으나,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강력 항의해 보류했다. 당헌에 따르면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은 당 대표가 ‘최고위와의 협의를 거쳐’ 임명토록 돼있어, 최고위원들이 찬성하지 않더라도 구속력이 없다는 게 손 대표 측의 입장이다.

이를 두고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공개적으로 손 대표를 맹비난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국정 현안에 대응하는 자리로, 임명권을 떠나 원내대표와 의견 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이라며 “갑자기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안건 상정 소식을 오전 이메일로 내부순환도로상에서 통보 받은 데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절차적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지적이 나오지 않게 당 운영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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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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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계 하태경ㆍ권은희ㆍ이준석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당직 임명 철회안 등을 논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도 요청했다. 손 대표의 이날 당직 인선은 최고위원 출석이 과반에 미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만큼, 협의가 아닌 ‘사후통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대표가 소집ㆍ주재하도록 돼 있는) 당헌에 따라 손 대표는 회의를 열어야 할 것”이라며, 회의에서 정책위의장 등 임명 철회 여부와 ‘최고위 협의’ 조항에 대한 해석을 다퉈보자고 했다.

그러나 전방위 압박에도 손 대표가 이미 강행한 인선을 철회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그렇게 되면 총 9명인 최고위는 손 대표 측 4명(손 대표ㆍ문병호ㆍ주승용ㆍ채이배) 대 바른정당계 4명으로 동수가 된다. 김수민 청년 최고위원의 경우 손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데는 바른정당계와 뜻을 같이하지만, 이날 회의 소집 요구서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아 ‘행동’까지 함께 할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그가 최고위 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손 대표 퇴진 여부를 놓고 양측의 여론전만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열릴 의원 워크숍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원내 지도부는 이르면 이달 말 소집을 목표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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