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간 ‘친키즈존’ 꾸민
카페·쇼핑시설 속속 등장
아동복 브랜드 매출 껑충
‘3040 아주미’ 모시기 경쟁
정송이씨가 아들 로이와 함께 쇼핑몰을 찾아 여가를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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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에 대한 생각, 결론부터 말하면 저희는 노키즈존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시끄럽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아이와 함께 가기 좋게 만들어 놓고 아이를 데려오지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돼?’라는 제 아내의 물음을 듣고 이처럼 결정했습니다”
최근 아주미 사이에서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의 한 카페, ‘글린공원’이 내건 현수막에 적힌 글이다. 특정 연령대 이하의 아동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적고, 카페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친키즈존’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엄마들이 유모차를 밖에 세워둔 채 ‘들어가도 되나요?’를 먼저 확인해야 할 만큼 아이 동반 방문을 꺼리는 카페가 많아진 요즘, 이와 반대로 이들을 적극 반기는 공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드로잉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 ‘더 카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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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춘175’에서 어린이를 위한 마술쇼를 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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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키즈존을 선언한 카페, ‘플레이미타’. [사진 프리랜서 인성욱, 각 업체, 조아라·박초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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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아주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6세, 4세 된 어린 두 자녀를 둔 최승희(34)씨는 “노키즈존 문 앞에서 난처한 표정으로 입장을 거부 당할 때가 적지 않았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론 서운하고 답답해 하루 종일 우울했다”며 “이젠 눈치 보지 않고 아이들과 갈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생겨 든든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부 고객, 오프라인 매장으로
VR테마파크를 마련한 롯데백화점 건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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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배치도 바꾸고 있다. 통상적으로 백화점 1층은 공식처럼 평당 매출이 높은 화장품 매장으로, 2층은 의류 상품군 매장 등으로 꾸며졌다. 이제는 다르다. 1, 2층에 3040 아주미 소비자를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콘셉트 매장과 아동 패션 브랜드 매장 등을 전진 배치했다.
이주영 롯데백화점 안산점장은 “지난해 12월에 재단장하면서 백화점 고층에 있던 아동·유아 매장을 2층으로 과감하게 옮겼다”며 “이와 함께 2층에 뽀로로 키즈카페를 유치하는 등 3040 육아맘을 사로잡기 위한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개성·자유 만끽한 어린이가 어른으로
레스토랑을 1층에 배치한 현대백화점 천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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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여는 3040 아주미가 오프라인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아동복 브랜드 매출도 껑충 뛰었다. 현대박화점은 유아동 상품군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12.9%로 지난 3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명품 아동복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25%나 늘었다.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른 3040 아주미에 대해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과거의 3040세대 육아맘은 생활고를 겪으며 놀이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반면 오늘날 3040세대 육아맘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던 1980년대 아이들이 지금의 30~40대 어른이 됐다”며 “이들은 자신과 아이를 꾸미는 데 적극적이며 삶의 즐거움을 위해 돈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키즈존(親-Kids Zone)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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