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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정확한 원가 산출이 기업 이익 키우는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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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싸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것이다. 수요가 충분할 경우 기업이 판매가격을 통제할 수 없을 때 원가를 정확하게 산출해 싸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면 이익이 극대화된다. 다시 말해 제조기업의 이익 극대화는 '어떤 품목을 얼마나 생산하느냐'는 문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품목별 원가를 정확히 산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조에 투입되는 모든 요소가 적절히 반영돼야 한다. 중소기업은 원재료처럼 투입량이 확인되는 원가로만 품목별 원가를 계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설비 감가상각비 등 요소가 반영돼야 보다 정확한 원가 산출이 가능하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A기업은 금그릇과 은그릇을 생산하는 회사이다. 금그릇과 은그릇의 판매가격은 각각 1000원, 500원이며 원재료인 금과 은의 매입가격은 각각 400원, 200원이다. 한 달에 발생하는 인건비는 5000원이며, 생산한 그릇은 모두 팔리고 판매 관련 비용은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A기업이 금그릇만 10개를 생산한다고 하면 이익은 1000원{(10개×1000원)-(10개×400원+5000원)}이고, 은그릇만 10개를 생산한다고 하면 이익은 -2000원{(10개×500원)-(10개×200원+5000원)}으로 계산된다. A기업의 이익 극대화 의사 결정은 금그릇만 생산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생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고려해 보자. 1개의 금그릇과 은그릇을 제조하는 데 투입되는 인원의 시간은 각각 5시간, 2시간이며 한 달에 총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은 50시간이다. 인원 투입시간을 고려하면 한 달에 금그릇은 최대 10개, 은그릇은 최대 25개 제조할 수 있게 되며, 금그릇만 10개를 생산한다고 하면 이익은 1000원{(10개×1000원)-(10개×400원+5000원)}이고, 은그릇만 25개를 생산한다고 하면 이익은 2500원{(25개×500원)-(25개×200원+5000원)}이 된다. A기업의 이익 극대화 의사 결정은 은그릇만 생산하는 것으로, 인원 투입시간을 고려하면 의사 결정이 뒤바뀌게 된다.

의사 결정이 바뀌게 된 이유는 생산에 투입되는 요소를 더욱 구체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산 공정은 간단하지 않으므로 생산에 투입되는 요소를 최대한 고려하여 각 품목의 원가를 계산하는 것이 의사 결정의 전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인원 투입시간과 같은 성격으로 원가 계산 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기계설비의 감가상각비, 창고 임차료, 전력비 등이 있다.

이제 원재료비와 인건비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원재료는 생산 단위당 일정하게 발생하는 비용으로 '변동비'이며, 인건비는 일반적으로 생산량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비용으로 '고정비'다. 위 사례처럼 인건비를 그릇당 투입시간과 제한 요소(총 투입 가능 시간)를 고려해 반영하는 것을 '고정비 배부', 배부 기준이 되는 투입시간을 '원가동인' 이라고 한다. 원가동인은 고정비의 성격에 따라 결정되며, 위 사례에서 인건비의 원가동인은 투입시간이 사용됐다.

한편 고정비와 변동비 개념은 손익분기점(BEP·Break Even Point)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손익분기점은 판매가격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이 총고정비와 동일해지는 개수이다. 위 사례에서 한 품목만 생산한다고 할 때 금그릇의 손익분기점은 판매가격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600원(1000원-400원)이 고정비인 인건비(5000원)와 일치하게 되는 생산량 8.3개(5000원÷600원)이다.

현실에서는 거래처와의 관계, 주요 제품 매출을 위해 희생되는 제품, 제품구조 등 변경을 위한 투자비용 등 다양한 상황이 제품 생산에 고려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 자신이 생산하는 제품의 정확한 원가계산이 전제돼야 경제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 할 것이다. 또 이는 장기적인 기업 발전에 초석이 되는 중요한 요소다.

[최재성 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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