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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이란, 우라늄 생산속도 높여…트럼프 경고에도 로하니 "오직 저항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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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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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의 군사적 압박 속에 이란이 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로 높였다. 2015년 체결한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일부 불이행하겠다고 선언한 지 10여일 만이다. 다만 우라늄 농축 농도는 핵협정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은 이날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승인에 따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시설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생산속도를 4배로 높였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농축 우라늄의 농도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수 또는 종류를 바꾸지는 않기로 했다.


이란은 핵협정에 따라 2025년까지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다. 초과분은 나탄즈 시설의 창고에 보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우라늄 농도 3.67%는 경수로 연료봉으로 쓸 수 있는 정도로, 핵무기를 만들려면 농도가 90%는 돼야 한다.


이번 소식은 현지 언론들이 이란 나탄즈 시설을 방문한 뒤 나온 것이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원자력청 대변인은 현지 국영 매체인 IRNA를 통해 우라늄 생산속도를 높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같은 조치를 한 이유로 농축 우라늄을 우라늄 농축 원료인 옐로케이크로 바꾸기 위해 러시아로 보내는 것을 미국이 막았고 오만에 대한 중수 판매 역시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8일 핵협정에서 허용한 농축 우라늄의 농도 상한선인 3.67%를 지키되 농축 우라늄 초과분과 중수는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저장하겠다고 밝혔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수주 안에 3.67%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의 저장량이 저장 한도량(300㎏)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에 맞서는 시도를 한다면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펜실베니아로 향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이 준비가 됐다면" 대화할 생각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그는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산더 대왕과 칭기즈칸, 다른 침략자들이 이루지 못한 일을 성취하려고 한다. 이란은 수천년간 우뚝 섰고, 침략자들은 모두 사라졌다"면서 "이란을 절대 위협하지 말라. 존중해보려고 하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나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아니라면서 "오늘 상황은 대화를 하기에 적절치 않고 우리의 선택은 오직 저항 뿐"이라고 응수했다고 IRNA는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모든 이란 공직자들이 미국과 미국이 가하는 제재에 맞서기로 마음을 모았다면서, 이 점에서는 국민과 공직자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치 상황을 초래한 것도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지적하며 "만일 우리가 미국의 도발적 행위 때문에 이란 핵 협정에서 먼저 탈퇴했다면, 미국과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가 우리에게 제재를 부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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