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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효순·미선 평화공원’ 조성 위해 추모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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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쪽에 있던 추모비를 출구 쪽으로 이전

유족 동의하면서 미국대사관에 이전 통보

시민 추모비 ‘소녀의 꿈’도 공원에 정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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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13일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신효순·심미선양을 기리기 위해 미군이 사고 현장에 세운 추모비가 시민단체들의 평화공원 조성 계획에 따라 공원 출구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미군 추모비는 그동안 시민 추모비 건립과 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해온 시민단체들로부터 이전 요구를 받아왔다.

4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효순미선 평화공원 조성위원회’는 다음달 4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사고 현장에서 미군 추모비 이전식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박석분 집행위원장은 “미군 추모비는 현재 사고 현장 입구 쪽에 있는데, 평화공원 설계안에 따라 출구 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며 “미군 추모비가 있던 곳에는 진입로를 만들고 추모의 벽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유족들이 미군 추모비 이전을 양해했으며, 이런 사실을 미국대사관에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미군 추모비 이전은 사고 현장을 찾는 시민들의 추모공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들은 2009년 5월 시민 추모비 건립 공간 마련을 위해 미8군 사령관에게 추모비의 미2사단 영내 이전을 요청했다. 지난해 1월에는 평화공원 설계안에 따라 미군 추모비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미국대사관과 미2사단에 전달했다. 이에 미국대사관은 지난달 18일 “추모비는 미국 정부가 유족들에게 기부한 것이므로 이전 및 철거는 한국 정부와 소유권자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효순·미선양이 숨진 다음달 13일 사고 현장에서 평화공원 착공식을 연다. 위원회는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2017년 9월 사고 현장 111평을 사들이고, 미군 추모비 부지 35평을 증여받았다. 평화공원이 들어서면 2012년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추모비 ‘소녀의 꿈’도 자리를 잡는다. 높이 2.4m, 가로 1.8m 크기의 철제 조형물 한 쌍으로 만들어진 이 추모비는 그동안 터를 잡지 못하고 추모 행사 때마다 트럭에 실려 옮겨다녀야 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효순·미선양은 친구 생일 파티에 가다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장갑차를 운전한 미군 병사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전국적인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위원회는 “평화공원은 효순·미선양을 추모하기 위한 장소일 뿐만 아니라 호혜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한국민의 염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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