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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트럼프는 '일자리' 외치는데 美 디트로이트는 감원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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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GM 지난해 말 1만4000명 감원 계획 밝힌 데 이어 포드도 7000명 감원…"車 판매 정점·취향 변화·부품 관세 인상 등 영향"]

머니투데이


지난해 말 GM이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을 밝힌 데 이어 미국 2대 자동차 업체인 포드(Ford)도 인원감축 계획을 밝혔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삭풍이 불면서 자동차 공장의 원조격인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공언하며 무역전쟁을 확전시켜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언도 힘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포드는 전세계 포드 사무직 인력의 약 10%인 7000명을 오는 8월말까지 감원한다고 밝혔다. 연간 6억달러(717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미국에서 2300명의 인력을 감축할 예정이고 이 중 1500명은 자발적인 퇴직 신청자다. 포드는 또 이번 주에만 전세계에서 900명의 감축을 완료할 예정이어서 본격 절차에 이미 착수한 상태다.

CNBC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원이 19만9000명으로 이미 전년 대비 3000명이 줄어든 상황이다.

포드는 앞서 올해 1월 유럽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유럽에서만 수 천 명의 인력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다 있다. 다만 당시 구체적인 수치는 알리지 않았는데 포드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전일 밝힌 구조조정 계획에서 일부 중첩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외치면서 외국 기업들로 하여금 자국에 투자 유치를 강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은 감원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포드에 앞서 GM도 지난해 11월, 북미지역 구조조정 계획을 알리면서 전체 직원의 8%를 감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직 근로자, 생산직 근로자를 포함해 감축 인원은 총 1만4000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왔다. 또 북미 지역 공장 5곳을 포함해 전세계 총 7곳의 공장도 폐쇄한다고 밝혔다. GM은 이 구조조정을 통해 약 60억달러(7조17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 뿐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올 초, 전체 직원 7%에 해당하는 3000명의 임직원을 구조조정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향후 어려운 길이 예상된다"며 감원 배경을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많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의 취향 변화에 대응하는 것에 고전하면서 감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 대출과 같은 인센티브가 종결되면서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는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여 자동차 업계가 긴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GM의 지난해 차량 판매 대수는 약 838만대로 전년 대비 12.7% 줄었다. 같은 기간 포드 차량 판매 대수는 9.5% 줄어든 598만대를 기록했다.

최근 진행중인 무역분쟁이 자동차 업체로 하여금 더욱 허리띠를 죄게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포드의 7000명 감원 계획을 다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관세 때문에 포드사는 한 해 10억달러(1조1900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젊은 세대가 점차 자신의 승용차를 사지 않는 트렌드도 이같은 차업계 감원 바람에 한 몫 했다. 미국 연방고속도로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16세 인구 중 운전면허증을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1983년 46%에서 2014년 24.5%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차를 사고 유지하는데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차량호출업체 등의 등장으로 차량 소유의 필요를 덜 느끼게 됐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한편 GM과 포드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한 비용은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새로운 기술 개발에 쏟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구조조정과 함께 조직개편에도 나선다.

짐 해킷(Jim Hackett) 포드 CEO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경쟁 산업에서 성공하고 포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서 승리하는 위치를 차지하려면 우리는 관료주의를 줄여야만 한다"며 "또 경영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만들어야 하며 가장 가치있는 일에 집중하고 비용을 줄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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