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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아이코스 때문에… " 정부 '2020년 흡연율 29%'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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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김은령 기자] 경제력 대비 담뱃값 여전히 싸

끊어야 할 흡연자들, 신종담배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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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0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29.0%까지 낮추겠다며 2011년 수립한 계획을 8년 만에 포기했다. 경제력에 비해 여전히 싼 담뱃값과 아이코스 등 신종 담배들이 대체재로 등장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보건복지부는 21일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20)' 달성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2011년 만든 것으로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때만 해도 정부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자신했다. 자신감은 1998년 66.3%에 이르던 흡연율이 2008년 47.7%로 18.6%포인트 급감한 데서 비롯됐다.

◇10년 담뱃값 동결… "여전히 싸다" = 정부는 HP2020 실패 원인의 하나로 오랜 기간 동결된 담배가격을 들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흡연율이 가파르게 감소한 것과 맥이 닿는다.

실제 1갑당 900원이던 담뱃값은 1997년 1000원으로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05년 2500원까지 빠른 속도로 비싸졌다. 제세부담금을 올려 가능했는데, 1997년 1월까지만 해도 648원이던 게 2005년에는 1565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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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과 흡연율 저하의 인과관계가 입증된 셈이다. 문제는 2005년 이후부터다. 정부는 10여년간 세금을 올리지 않은 걸 패착으로 지목한다. 2015년 1월이 돼서야 세금이 3323원으로 급격하게 뛰고 그 결과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됐다.

흡연율 감소 속도는 느려졌다. 2008년 처음으로 40%대 진입한 흡연율은 2015년 39.4%로 낮아지는가 싶더니 2016년 40.7%로 다시 늘고 2017년이 돼서야 간신히 30%대(38.1%)에 재진입했다.

2016년 현재 15세 이상 한국 남자 흡연율(32.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3.0%를 크게 웃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7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지만 담배가격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27위로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담배소비 억제에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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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돌부리 등장 = 아이코스로 대표되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변수로 작용했다. 신종담배에 불과한데도 금연 수단이며 덜 해롭다는 식의 증명되지 않은 홍보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 할 사람들이 이쪽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3억3200만갑으로 전년대비 422% 급증했다. 올 1분기에도 33.6% 늘면서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오는 24일 쥴랩스코리아가 액상형 전자담배 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맞서 KT&G도 27일 액상형전자담배 릴 베이퍼 출시를 예고하면서 전자담배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2014년 11월 일본에서 처음 시판된 이래 국내에서는 2017년 5월부터 필립모리스코리아가 '아이코스'를 출시하며 판매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과 11월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글로'와 KT&G '릴'이 각각 출시되며 3파전을 펼치고 있다. 1분기 현재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1.8%다.

정부는 전자담배 유해성을 강조하고 담배사업법 규제를 받지 않는 유사담배들에도 과세 방침을 세우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안들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일반 담배의 절반 정도였던 아이코스 담뱃세를 90% 수준까지 올렸지만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배 경고그림 크기를 키워 혐오감을 부각하고 흡연 환경을 어렵게 해 흡연율을 낮추는 쪽으로 우선 정책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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