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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대공황 이후 가장 돈없고 빚많은 美밀레니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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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과도하게 높아진 집값과 대학진학률로 인해 빠듯해진 재정에 결혼도 안해…보편적 복지 선호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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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 출생자)가 대공황 이후 어떤 세대보다 가난하며 결혼율, 출산율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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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 출생자)가 대공황 이후 어떤 세대보다 가난하며 결혼율, 출산율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장 많이 교육받은 세대인 밀레니얼세대가 학자금대출과 카드 빚에 허덕이면서 이들이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가난한 세대'가 됐다"고 보도했다.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밀레니얼세대는 미국에서 72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미 연준(Fed)이 세대 간 수입, 부채, 순자산 그리고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분석한 결과, 밀레니엄 세대는 같은 나이 때 부모 세대보다 수입과 자산이 모두 적었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평균 순자산은 2016년 기준 9만2000달러(약 1억1000만원)로, 같은 시기 X세대(1965~1980년 출생자)보다 40% 적고 베이비부머(1946~1964년 출생자)보다는 20% 적었다. 임금 역시 밀레니얼 세대들이 X세대에 비해 18%, 베이비부머들보다 27% 더 적었다.

연준은 그 원인으로 과도하게 높아진 집값과 대학진학률을 꼽았다. 세인트루이스 연준(FRED)의 경제학자인 윌리엄 에몬스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집이나 주식을 살 여력이 없기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급격한 상승세에도 이익을 볼 수 없었다"며 "10년만에 자산의 가격이 너무 뛰어서 2030세대는 살 집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 들어 대학진학률도 높아지면서 학자금 빚도 늘어났다. 밀레니얼 세대의 학사학위 소지율은 40%로 X세대(30%)와 베이비부머(25%)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의 학자금 빚은 평균 1만600달러로, X세대가 가지고 있던 학자금 빚의 두 배가 넘는다. 에몬스는 "우리는 밀레니엄 세대가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가 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진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도 꺼렸다. 현재 미국의 여성 1명당 출산율은 1.8명으로 32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카고에 사는 조이 브라운씨(32)는 "내가 집을 살 여유가 없는데 결혼과 아이는 생각할 수도 없다"며 "나와 내 또래들은 여전히 우리가 인생의 게임에서 남들을 열심히 따라잡아야 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적 관점에도 변화를 가져다줬다. 지난해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모든 세대 중 밀레니얼 세대만이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보편적 복지와 무상교육 등의 정책에 대해 가장 호의적인 세대였으며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등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사회주의는 2020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가르는 화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보스턴대학교의 은퇴연구센터 안키 첸 부국장은 WSJ에 "바로 지금이 세금과 사회 프로그램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운영되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재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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