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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방사 앞두고 '따오기 삼국지' 다시 주목…북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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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한·일에 기증, 한국은 중·일서 기술 배워…"북에 전수 가능"

연합뉴스

창녕서 한·중·일 따오기 국제 심포지엄
(창녕=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일 경남 창녕군 부곡 스파디움 따오기호텔에서 열린 '따오기 야생복귀 및 서식지 관리를 위한 한·중·일 국제 심포지엄'에서 김충식 창녕군수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12.11.2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녕=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환경부와 경남도, 창녕군이 22일 창녕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에서 그동안 복원에 성공한 따오기 40마리를 야생방사하는 것과 관련해 한·중·일 동북아 3국간 '따오기 삼국지'가 새삼 관심을 끈다.

21일 창녕군에 따르면 우포 따오기복원센터 직원들이 10여년에 걸쳐 산전수전 다 겪고 눈칫밥 먹어가며 따오기 복원·방사 기술을 익혔지만 따오기를 중국서 기증받았고 중·일 양국서 기술을 전수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4대 보물'이라고 일컬었던 따오기를 두 차례에 걸쳐 4마리를 한국에 기증해 한반도에서 멸종된 따오기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중국 따오기 기술자 2명이 1년여 동안 창녕에 상주하면서 번식 기술 등을 전수했다.

고급 산업 기술이 그러한 것처럼 환경기술 또한 핵심 부분 전수는 쉽게 해주지 않는 것이 통례다.

새와 함께 한국에 건너온 중국 기술자가 우포에서 현지 지도를 했다지만 고비마다 복원센터 직원들은 기술을 몰라 우왕좌왕했고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자력으로 기술을 익혀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술자들은 기술을 몰라서인지, 안 가르쳐주겠다고 작정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단적인 예로 초창기 따오기가 알을 낳고 부화를 하는데, 새끼가 껍질을 쉽게 깨지 못하는 경우 사람이 밖에서 이를 깨주는 '인공파각' 기술도 마찬가지였다.

우포복원센터 직원들은 이 기술자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일본 현지 방문을 통해서도 서러움을 견디며 기술을 익혀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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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따오기 복원 등 협력 논의
(서울=연합뉴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5일 중국 베이징 메이탄빌딩에서 자오슈충 국 국가임업국 국장과 양자회담을 갖고, 따오기 협력사업의 성과 및 한·중 따오기 야생방사 계획,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사업 등 양 기관간의 협력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14.11.15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은 2008년 10월 따오기 암수 한 쌍을 기증해준 데 이어 2013년 12월 수컷만 2마리 추가 기증했다.

첫 번째 기증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명박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며 국제보호조류인 따오기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었다.

두번 째도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 중국 방문 때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증을 약속한 것이어서 두 차례 모두 한중정상 외교의 결실인 셈이다.

따오기가 국제보호 조류이고 양국 정상외교의 결실인 데 걸맞게 동해를 건너오는 당시 따오기 공수작전도 국빈급에 맞춰졌다.

2008년 10월 당시 따오기 한 쌍을 수송하는 데 비행기 요금만 6천만원을 지불했고 김해공항서 우포늪까지 육로 수송에도 특수 무진동차가 동원되다 보니 2천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나중에 수컷 2마리가 건너올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국서 비행기 탑승 때부터 소음과 빛을 막도록 특수 제작된 2개의 상자에 담겼고 비즈니스석을 통째로 예약했다.

중국 사육사와 한국 전문가들이 돌보는 가운데 공항에 도착한 따오기는 특수 무진동 차량으로 옮겨 타고 창녕으로 왔다.

중국의 경우 1979년 당시 따오기가 멸종된 것으로 판단됐지만 13개 현 2만여㎞에 걸쳐 수색을 벌인 끝에 1981년 산시성 양시엔현에서 7마리가 발견됐다.

그후 산시성 임업청을 중심으로 인공 번식을 시도해 1995년 마침내 인공 부화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2012년 당시 따오기는 모두 2천600여마리 정도가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2만 마리가량은 야생 상태다. 나머지 베이징 동물원에 70마리, 시안시로 관타이 사육센터 250마리, 양시엔현 산시 따오기 사육센터 180마리 등으로 파악됐다.

한국엔 양시엔현 따오기들이 건너온 것이다.

2015년에는 야생과 사육 상태를 합쳐 3천여 마리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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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인수하러 중국에 간 경남도지사
(창원=연합뉴스) 중국이 기증키로 한 따오기 1쌍을 인수하기 위해 중국 산시성을 방문중인 김태호 지사 등 경남도 인수단은 16일 현지에서 위엔춘칭 산시성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김 지사, 네번째는 위엔 성장. 2008.10.16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은 1959년 사도섬 마을에서 따오기에게 먹이를 준 기록이 있고, 1965년 따오기 둥지 숲을 매입해 국유지로 만들었다. 이어 1967년 따오기 보호센터를 건립해 인공사육을 병행했고 1981년엔 사도섬에 남은 마지막 따오기 5마리를 생포, 인공사육을 시도했다. 그러나 첫 해 2마리, 이듬해와 1986년, 1995년을 거치며 모두 죽었다.

이후 1999년 중국 장쩌민 주석이 일본을 국빈 방문시 따오기 1쌍을 선물하면서 니가타현 사도섬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인공부화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약 10년에 걸친 번식 끝에 2008년 9월 10마리를 방사했다. 2013년엔 336마리로 증식, 194마리는 인공 사육하고 야생방사한 가운데 142마리가 생존했다. 가장 최근인 2016년 252개체 야생방사 후 200개체가 생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10년 먼저 인공부화에 성공하고 10년 앞서 방사를 시작한 것이다.

우포복원센터 직원들은 그래서 중국과 일본을 번갈아 가며 방문, 번식 기술을 익히는 한편 현지 자연상태와 방사 후 생존상황 등을 연구해왔다.

우포복원센터는 애초 따오기가 100개체 정도 확보되면 방사를 하겠다고 염두에 둬왔다. 그에 비하면 현재 363마리를 확보했으니 상당히 여유를 갖고 방사를 시작한 셈이다.

따오기 방사를 앞두고 우포 따오기 야생 방사와 정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을 전제로, 10여년간 쌓인 자체 따오기 증식·방사 기술을 북한에도 전해주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따오기가 가면 기술자도 가고 설비와 먹이 등도 가야하며, 비군사·비정치 분야니 안성맞춤이 아니겠냐는 이야기도 동시에 따른다.

최근 남북·북미 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분위기를 맞고 있고, 언제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 남북 관계 특수성에 비춰볼 때 섣부른 제안으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핑퐁 외교'에 이어 '따오기·판다 외교'를 구사하는 것을 보며 남북간 풍산개 선물에 이은 '따오기 교류'가 성사될 지 기다려봄직 하다는 지적도 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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