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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르노삼성차 임단협 합의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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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르노삼성이 벼랑 끝에 서게 됐다.

르노삼성 노조는 21일 조합원 2,219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벌였지만 찬성 47.8%, 반대 51.8%로 부결됐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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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생산 절벽’과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는 것이 생존을 위한 시급한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 갈등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르노 본사가 신규 물량을 르노삼성에 배정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지난해 모두 21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0만대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었다. 하지만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올해 끝나 이를 메울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은 내년부터 생산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르노삼성은 당초 내년 출시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배정받아 닛산 로그의 공백을 메울 계획이었다. 르노삼성이 XM3 개발에 직접 참여한데다 내수용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도 갖출 예정이어서 수출용 물량 배정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며 생산 차질이 우려되면서 수출용 신차 배정은 계속 미뤄져 왔다. 르노 본사는 이 물량을 부산공장보다 생산비용이 낮은 스페인공장으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1일 임단협 잠정합의안마저 부결되면서 르노 본사가 XM3 유럽 수출 물량을 스페인공장으로 넘길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간 8만대가량으로 예상되는 XM3 수출 물량을 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내수와 다른 수출 물량을 포함해도 연간 10만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현재 2교대 근무 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 노사가 진통 끝에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내놓은 것도 더 이상 시간을 끌면 후속 물량 확보가 어려워져 회사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르노삼성 사측이 추가 공장 가동중단(셧다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사의 극한 대치 속에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르노삼성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프리미엄 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르노삼성의 판매대수는 5만2,9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8%나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봉합에 실패하면서 부산지역 협력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산지역 협력업체들은 르노삼성의 파업 장기화로 납품 물량이 줄면서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몰렸다. 매출이 급감하며 직원들에게 임금 및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협력업체가 늘고 있고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산지역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향후 르노삼성이 신차 배정에 실패할 경우 르노삼성에 납품하는 상당수 협력업체는 존폐 여부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임단협 과정에서 불거진 노노 갈등도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잠정합의안 투표에서는 영업부문 조합원들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반대하며 부결을 이끌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는 찬성이 52.2%로 높았지만 영업부 쪽에서는 반대가 65.6%로 압도적이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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