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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김성 北유엔대사, “美 압류 北화물선 지체없이 반환해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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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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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압류와 관련해 유엔주재 대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화물선의 즉각 반환을 주장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1일(현지시간) 오전 10시15분쯤 미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를 비난하면서 “미국은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사는 질의응답까지 약 15분간 영어로 진행된 회견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압류를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대북제재에 대해선 ‘일방적 제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공화국의 자산이자, 우리의 주권이 완전히 행사되는 영역”이라면서 “미국은 극악한 행위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하고, 지체 없이 화물선을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모든 행동을 주의 깊게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이어 미국이 미국법을 근거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미국령 사모아로 견인해 간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의 압류 조치는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일방적 제재와 이를 제3국의 주권에 적용하는 것은 국제법에서는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화물선 압류를 법적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일방적 제재와 국내법은 분명히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북한의 주권기관이며 “보편적인 국제법적 원칙”에 의거 어떠한 경우에도 다른 국가의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회견문 발표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갖가지 질문이 쏟아지자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압류에 한정한 답변만 내놓으며 회피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돼 목숨을 잃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미 폭스뉴스 기자는 “북한 당국이 웜비어에 대한 고문과 살해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 웜비어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김 대사는 한꺼번에 질문을 받은 뒤 “오늘은 와이즈 어니스트호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이라면서 “다른 질문들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회견 기회가 또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같은 기자회견에 같은 날 미국 법무부는 ‘무대응’ 입장을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날 “법무부는 언급을 사양한다(The Department of Justice declines comment)”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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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의 압류에 대해 즉각 반환을 요구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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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국제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를 위해 이 선박에 대한 압류조치를 취했다. 이에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반환을 요구해왔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과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이중 등록된 선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산 석탄 2만5000t가량을 실은 이 배가 지난해 4월1일쯤 인도네시아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선박을 인도네시아로부터 넘겨받아 압류했으며 11일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 예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8일 김 대사 명의의 항의 서한을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보냈다. 김 대사는 서한에서 “(미국의 압류 조치는) 불법무도한 강탈 행위”라며 “미국의 날강도적 행위로 인해 조선반도에 미칠 후과에 대한 세계적 우려가 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조선반도 정세 안정에 이바지해야 하며, 유엔의 공정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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