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사설] 대화 물꼬 튼 3당 호프회동, 국회 정상화 마중물 돼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그제 저녁 ‘맥주 회동’을 갖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뤘다. 서로 간의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지만 3당 원내대표가 20대 국회 4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어려운 민생과 경제상황 해결을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다. 공식 대화 채널을 복원한 여야가 모처럼 국회 정상화 협상을 벌임에 따라 늦어도 내주에는 5월 임시국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온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선거제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이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사실상 사과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한국당에 국회 복귀의 ‘명분’을 주겠다는 취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내일이든 모레든 계속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어제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국회 정상화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 아쉽지만, 이번 회동을 통해 여야가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분명하다. 3당 맥주 회동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만큼 국회 정상화가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여야가 대치한 지 한 달이 됐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 처리해야 할 법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로 산업계 혼란이 극심한 만큼 이를 막기 위한 보완 입법은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시급하다.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최종 합의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여야 지도부가 앞장선 막말 공방으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패어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어제도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과 관련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도 24일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이번 회동을 통해 대화의 문이 다시 열렸다. 이제는 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서로 한걸음씩 양보하고 협력해서 하루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