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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독도까지 어떻게 왔지?…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집쥐'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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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21년 독도에 설치된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집쥐. 사진 대구지방환경청



독도에서 급증한 집쥐가 바다제비와 벼과 식물류를 먹어 치우는 등 생태계를 교란해 당국이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선다.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은 내년 5월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독도 내 집쥐 서식 현황을 파악하고 퇴치·관리 방안과 추가 유입 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독도 집쥐 문제는 인지하고 있었으나, 독도에 접근하기 어렵고 사업수행기관을 선정하는 문제 등 때문에 (관리)사업 추진이 잘 안되다가 최근 관계기관이 의지를 모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1호 특정도서이자 천연보호구역인 독도에 집쥐가 유입됐다는 사실은 2010년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 때 서도의 몰골 근처 자갈밭에서 사체가 발견되면서 처음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동도에서는 2015년부터 집쥐가 확인되고 있다.

독도 내 집쥐 수는 2021년 100~150마리로 추산됐다. 지난해 3차례 현장조사에 따르면 1차 때 동도에선 독도경비대 태양광 발전시설·헬기장·영해기점표기석 등 7개 지점에서 집쥐 배설물이, 태양광 발전시설과 등대 주변에서 집쥐가 판 굴이 발견됐다. 서도에선 5개 지점에서 배설물이, 어민 숙소 뒤편에서 굴이 나왔다.

2차 조사에서는 총 8개 지점에서 집쥐의 흔적이 발견됐고, 굴은 2곳이 확인됐다. 3차 때는 서도는 조사하지 못한 가운데 동도에서만 6개 지점에서 배설물이, 2곳에서 굴이 관찰됐다.

독도 내 집쥐가 가장 많이 산다고 추정되는 곳은 서도 주민 숙소다. 지난해 5~10월 독도에 설치돼 운영된 5대 무인센서카메라 영상 2만9410장을 분석한 결과 집쥐는 총 716회 포착됐다.

서도 주민 숙소 쪽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가장 많은 359회(50.14%) 나타났고, 이어 동도 헬기장(126회), 등대 덱(96회), 서도 상부(88회), 동도 망향대(47회) 순이었다.

집쥐가 육지(경북 울진군)에서 200여㎞나 떨어진 외딴섬에 들어온 경위도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사람과 짐을 싣고 독도로 들어온 선박을 함께 타고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쥐는 헤엄을 잘 쳐 배가 섬에 정박하지 않고 섬 가까이만 접근해도 도달할 수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번에 독도 내 집쥐 '박멸'보다는 '적절한 관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시력은 약하지만 후각·미각·청각·촉각이 매우 발달해있는 데다 암수 한 쌍이 1년에 새끼를 460마리까지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해 쥐를 아예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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