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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정부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추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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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자 "특사·고위급회담 불필요"

北이 반응않자 고육지책 택한 듯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미·북 대화에 대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1일 "현재 정세는 일종의 소강 국면이라 할 수 있지만 협상 재개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 장관은 "한·미 양국은 일종의 상황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협상 재개를 위해서 다양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큰 틀에서의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는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은 형식적 측면보다는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굳이 (대북) 특사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앞에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이전에 준비회담을 건너뛴 '원포인트 판문점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정부가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검토하는 건 '고육지책'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남북 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 달이 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대북 특사 파견 등을 물밑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북한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물 위와 물밑은 따로 놀지 않는다"라고 했다. 북한과 '물밑' 대화가 있었다면 거기서도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최근 북한의 태도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북한으로선 '인도적 지원' 말고는 우리 정부에 받아갈 게 없고, 한국을 통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남북 대화에 소극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정부도 대형 이벤트보다는 미·북의 입장을 서로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실무형' 정상회담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김연철 장관은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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