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물병 투척은 종종 항의와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시위 수단으로 사용됐다. 최근 영국에선 밀크셰이크가 새로운 시위 수단으로 등장했다. 극우 정치인을 겨냥해 밀크셰이크 뿌리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영국 극우 정당 브렉시트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20일(현지 시각) 뉴캐슬 유세 도중 시민이 던진 밀크셰이크를 뒤집어쓴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달 들어서만 벌써 7차례 극우 성향 정치인들이 '밀크셰이크 수모'를 당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밀크셰이킹(Milk-Shakin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분노한 영국인들이 극우 정당에 대항해 최신 무기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20일(현지 시각) 반(反)난민, 반(反)EU 성향의 극우 정당인 브렉시트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뉴캐슬에서 유럽의회 선거 유세 도중 시민이 던진 밀크셰이크를 뒤집어썼다고 보도했다. 패라지 대표는 검은 양복 상·하의가 하얀 밀크셰이크에 뒤덮이는 바람에 유세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월 패라지 대표가 창당한 브렉시트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동당과 보수당을 제치고 1위를 달리는 등 다시 극우 돌풍을 이끌고 있다. 경찰에 붙잡힌 투척범 폴 크로서(32)는 언론 인터뷰에 "밀크셰이크보다 그가 뱉은 인종차별적 언행이 이 나라에 더 해롭다"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밀크셰이크 투척은 지난 2일과 3일 연이틀 극우단체 영국수호동맹(EDL) 창설자 토미 로빈슨이 집회 도중 반대파로부터 밀크셰이크를 맞으면서 처음 시작했다. 그는 평소 집회에서 "소말리아인은 후진적 야만인이다" "난민들이 국가를 강간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반난민 발언을 쏟아낸 인물이다.

로빈슨이 밀크셰이크를 맞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번지면서 유행을 탔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영국독립당(UKIP) 후보로 나서는 칼 벤저민은 최근 네 차례나 밀크셰이크를 맞았다. 소셜미디어에서 '다음 목표는 패라지'라는 소문이 떠돌자, 영국 경찰은 지난 17일 패라지 대표의 선거 유세장 인근 맥도널드에 밀크셰이크 판매 중단을 요청해, 맥도널드가 실제로 그날 밀크셰이크를 판매하지 않기도 했다.

▲ [포토]분노한 영국인의 신무기는? 극우정치인에 '밀크셰이크' 세례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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