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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美 보란듯… 이란, 핵물질 생산속도 4배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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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엄청난 힘 보게될것" 경고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 생산 속도를 높이며 미국을 자극했고, 미국 의회에선 "압도적 군사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란 원자력청은 20일(현지 시각) 국가안보회의의 승인을 받아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생산 속도를 네 배 높였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사실상 핵 개발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이후 핵 개발 기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측에 보여준 것이다. 다만 이란 원자력청은 "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높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2015년 이란과 서방 측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가 규정한 우라늄 농도 상한선인 3.67%는 지켰다는 것이다. 3.67%는 경수로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준이며,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농도를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위협을 가하면서도 JCPOA를 어기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은 (미국과) 대화할 적기가 아니며 우리의 선택은 오직 저항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압박 공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뭔가를 저지른다면 매우 큰 실수를 하는 것이며, 그들은 엄청난 힘(great force)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가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준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잘못된 보도를 했다"며 협상설을 부인했다. 전날 "이란이 싸우기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위협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부터 이란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만약 미국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실행으로 옮겨진다면 우리는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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