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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CNN “트럼프 대이란 설전, 대북 ‘최대압박’ 전략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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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사용한 ‘최대 압박’ 전략을 이란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 시각) 미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놓고 협상을 시도하는 최대 압박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에 사용한 각본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압박 전략은 상대에 대한 위협 수위를 최대치로 높인 후 긴장을 완화하고 승리를 위한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킨 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5월 16일 뉴욕에서 열리는 모금행사에 참석하기 전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에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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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이란이 전쟁을 원하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 관료를 지낸 반 잭슨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큰 위협으로 도박을 했고, 그것에 대해 지금까지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며 "그래서 그는 이제 자신이 도박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북핵 위기가 1962년(쿠바 위기) 이후 미국이 핵전쟁에 가장 근접했던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런 무지함이 2017년 대참사를 불러올 뻔한 충동적인 실수를 반복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이란에 대한 발언 수위를 한 층 낮춘 모습이었다. 그는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우리를 협박하지 않기만을 바란다"며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문제를 외교적 승리로 자평하며 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전략이 궁극적으로 성공할지 여부는 알 수 없고 당장의 전망도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이자 핵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종말’ 발언에 대해 "‘화염과 분노’의 페르시아(이란)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의 전략은 이란이 핵협정을 재협상하도록 하기 위해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효과가 있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이란에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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