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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 놓고 충돌…6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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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프라보워 후보 “승복 안 해” 버티자

야당 지지자들 새벽부터 돌 던지며 폭력 시위

“200여명 병원 후송. 사망자는 부검 진행”

22일에도 시위 예정…당분간 혼란 이어질듯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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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해진 자카르타 밤거리에 ‘경찰’이라고 쓴 커다란 방패를 든 경찰이 일렬종대로 늘어섰다. 잠시 후 방패 뒤에 몸을 숨겼던 몇몇 대원이 앞으로 나가 최루탄을 쏘아올렸다. 강렬한 발사음과 함께 뿌연 연기가 밤거리로 퍼져나갔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이 동영상으로 전한 22일 새벽 자카르타 중심부는 시가전이 진행 중인 전쟁터 같은 모습이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시위대가 돌과 폭죽을 던지며 저항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로이터> 통신에 “오전 9시 현재 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격렬한 시위의 원인은 지난달 17일 치러진 대선 결과에 대한 시비다. 인도네시아는 투표가 끝난 당일 81만개 투표소에서 1차 개표를 한 뒤, 지역·주·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재집계를 거쳐 최종 선거 결과를 발표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이런 집계를 거쳐 조코 위도도(57) 대통령이 55.5%를 득표해 44.5%를 얻은 군 장성 출신 프라보워 수비안토(67) 후보를 꺾었다고 발표했다. ‘서민파’인 조코 대통령은 2014년에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인 프라보워 후보를 꺾고 5년 임기 대통령직에 올랐었다.

프라보워 후보는 “선거 부정이 있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선 대선 결과에 이의가 제기되면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의 제기에 따라 결과 확정은 다음달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프라보워 후보 지지자들은 21일 저녁 선관위 건물 앞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는 평화적으로 시작됐지만 이튿날 새벽이 되며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다. 결국 경찰이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충돌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22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 혼란에 편승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물도코 대통령 수석보좌관은 “테러 그룹이 이번 사태에 편승해 상황을 진흙탕으로 만들려고 조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누가 배후에 있는지 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달 들어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29명을 체포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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