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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폭탄테러' 이후에도 어수선한 스리랑카…"원인은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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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통해 생산·확산…'종교갈등 부추겨'

뉴스1

지난달 22일 발생한 스리랑카 테러 현장.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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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57명의 희생자를 낸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를 겪은 스리랑카에서 한 달째 사회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종교 갈등이 조장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이날 "스리랑카 당국이 소셜미디어를 수차례 차단했지만, SNS 상에 폭탄 테러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가짜뉴스는 대부분 특정 종교에 대한 분노 및 혐오감을 조장하는 허위정보로 채워졌고 덧붙였다.

실제로 AFP통신이 부활절 테러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한 6개 가짜뉴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자료가 날조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례로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한 동영상에는 경찰이 부르카를 입은 남성을 폭탄 테러 용의자로 체포하는 모습이 담겼다. 테러는 이슬람교도의 소행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영상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은 지난해 채무 문제로 다른 사람을 공격한 뒤 신분을 숨기기 위해 부르카를 뒤집어 썼던 것으로, 테러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인물로 드러났다.

또 다른 가짜뉴스는 'ISIS'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한 무리 남성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이 스리랑카 동부에 있는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사진은 5년 전 인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스리랑카와는 관련 없는 사람들로 확인됐다.

해당 내용은 자신을 '스리랑카군 준장'이라고 밝힌 한 트위터리안에 의해 반복적으로 작성, 공유됐다. 현재 이 계정은 트위터 측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소셜미디어에 달린 댓글 때문에 주민 간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2일 해안도시 칠라우에선 이슬람 사원 등이 폭도들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력 사태는 한 이슬람 신자가 페이스북에서 기독교인을 겨냥, '너희도 언젠가 울게 될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네곰보에서 이슬람 신자들과 기독교 신자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달 21일 연쇄폭탄 테러 이후 9일 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접속을 막았다. 이어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이달 13일에도 주요 소셜미디어와 메시징앱을 차단했다.

콜롬보 정책대안센터의 산자나 하토투와는 "정부는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했어도 가짜뉴스의 생산·공유는 막지 못했다"며 이를 통해 허위정보가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스리랑카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십년간 내전이 반복됐다. 특히 다수를 차지하는 불교계 싱할라족과 소수인 힌두교계 타밀족은 갈등은 피로 얼룩졌다.

스리랑카에서 힌두교 신자는 약 12%, 이슬람 신자는 10%, 기독교 신자는 7% 정도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의 70% 이상은 불교 신자다.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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