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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220년전 맥주 맛 그대로"…벨기에 수도승들, 중세시대 제조법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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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수도승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220년 동안 명맥이 끊긴 중세시대 맥주를 복원해내는 데 성공했다.

21일(현지 시각) 가디언은 벨기에 그림베르겐 수도원의 수도승들이 프랑스혁명 당시 불타 없어진 줄 알았던 고서적에 적혀있던 제조법을 해석해 220년 전 사라졌던 맥주를 복원해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벨기에 그림베르겐 수도원의 카렐 스타우트마 신부는 13세기에 쓰인 고서적을 바탕으로 220년 동안 명맥이 끊긴 맥주를 복원해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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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맥주의 조리법은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수도원과 함께 불에 타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수도승들이 불길에 휩싸이기 전, 도서관 벽에 구멍을 뚫어 제조법을 숨긴 덕분에 당시 맥주 제조법이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

맥주 복원을 주도한 카렐 스타우트마 신부는 "발견된 제조법은 13세기에 고대 독일어와 고대 라틴어로 쓰여 아무도 읽을수 없었다"고 제조법을 발견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스타우트마 신부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들여 제조법을 해석했다. 그는 수도원 신부들과 덴마크의 맥주회사 칼스버그와 협력해 220년 동안 명맥이 끊긴 맥주를 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복원된 맥주는 당시에 흔히 쓰이던 숙성시킨 허브 대신 현대인이 사용하는 홉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타우트마 신부는 당시 맥주가 현대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 원 제조법을 일부 수정했다. 맥주를 제조한 수도원의 양조담당자 마크 소혼도 "200년 전 맥주는 별 맛이 나지 않는다"며 "액체로 된 빵을 먹는 듯한 맛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우트마 신부는 "이 맥주가 주는 교훈은 10년마다 새로운 제조법을 만들었던 당시 수도승들의 혁신적인 자세"라고 설명했다.

복원된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10.8도로 현대인이 마시는 맥주에 비해 다소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는 프랑스와 벨기에에 유통될 예정이다. 맥주로 인해 발생한 수입은 스타우트마 신부와 함께 사는 11명의 신부들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오홍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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