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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화웨이·드론 이어… 美, 이번엔 ‘하이크비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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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기술전쟁’으로 확대… 中 대응책 부심 / 美, 영상감시 대기업도 리스트 포함 / “안보 우려”… 부품 수출 승인 얻어야 / 첨단분야 中 인력 고용 승인 지연 / 中이 외국인력의 60% 이상 차지 / 中 시진핑 “희토류, 주요 전략 자원” / 對美 무역전쟁서 카드 활용 시사 / 화웨이, 부품 공급 비상계획 실행

세계일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으로 비화하면서 미국이 연일 중국 기업 ‘하나하나’를 정조준해 타격을 가하고 있다. 마치 미군 폭격기의 ‘정밀 타격’(Surgical Strike)을 연상시키듯 화웨이를 시작으로 드론의 다장(DJI)에 이어 이번에는 폐쇄회로 제조업체 ‘하이크비전’을 타깃으로 정조준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결사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대미 희토류 수출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심지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을 인용해 미국 비판을 이어갔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미국을 향해 “대화가 열려 있다”며 유화적인 태도도 보이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중국의 영상감시 대기업인 하이크비전을 상무부 기술수출 제한 목록(Entity List)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하이크비전 등 5개 감시장비 제조업체가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업체와 거래하려는 미 업체는 미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는 감시 카메라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이 회사를 위험한 업체로 인식해왔다. 미국의 하이크비전 제재도 국가안보 차원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하이크비전은 전통적 영상 감시 장비에 인공지능(AI), 언어감시, 유전자 기술 등을 접목해 매우 효율적인 감시시스템을 만들어왔다. 신장 지역 등의 감시시스템 구축에 하이크비전이 중심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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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NYT는 또 중국이 지난해에만 3000억달러(약 358조7000억원) 상당의 컴퓨터 칩을 수입할 만큼 수입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은 중국의 수십 년 묵은 국가적 약점을 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첨단분야 자국 기업의 중국 인력 고용 승인을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중국인의 미 기업 취업을 차단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 기업이 첨단분야에 종사할 외국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미 상무부로부터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중국 인력에 대해 통상 수주 만에 마무리됐던 허가 절차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8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2013∼2017년 첨단분야에서 고용허가를 받은 외국인 인력 중 중국인의 비율은 6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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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1일(현지시간) 장시성의 육군 보병학교를 방문, 군 간부들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은 반격의 기회를 노리며 우선 내부 결속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고 말했다. 대미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공급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을 작심하고 밝힌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면서 “과학기술 혁신의 강도를 높이고, 기술 수준을 계속 향상하며, 산업망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장시성 간저우에 있는 희토류 생산업체 진리영구자석과학기술을 시찰한 자리에서 나왔다.

미국의 제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웨이는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미국 외 기업들과 접촉하면서 이들 기업이 미국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사용하는지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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