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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자본주의에 경제 맡겨야 더 높은 성장, 더 많은 부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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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지텔만 '부유한 자본주의 가난한 사회주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 대결은 진작 끝났다. 한국과 북한, 서독과 동독 등의 사례에서 자본주의의 우월성이 입증됐다.

관건은 체제 혼합비율이다. 현실에서는 순수한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국가에도 국유재산이 있고 국가가 세금을 거둬 소득을 재분배한다. 국가가 얼마나 경제에 개입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일어난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 편집국장을 지낸 라이너 지텔만 박사는 '부유한 자본주의 가난한 사회주의'(봄빛서원)에서 "많은 문제와 위기는 자본주의적 요소가 너무 적어 발생한다"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시장경제적 요소가 섞인 현대식 혼합 시스템에서 자본주의 비중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의 개입보다 자본주의에 경제를 내맡길 때 더 높은 경제성장과 더 많은 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자본주의가 독주하는 듯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주목받는다. 미국에서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젊은 층 지지를 받는다. 서구권에서도 자본주의를 추악한 것으로 치부하고 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대한민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경제를 신뢰하고 국가의 경제 개입을 축소시켰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어느덧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잊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경제 강국으로 만든 마법의 공식은 자본주의와 교육열"이라며 "이 길을 계속 걷는다면 눈부신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과 독일을 비롯해 중국, 아프리카, 영국과 미국, 칠레와 베네수엘라, 스웨덴 등 각 지역 사례를 통해 자유 시장경제의 우월성을 드러낸다. 자본주의도 문제점이 있지만, 사회주의는 그 대안이 아니라고 한다.

경제적으로 번영하려면 국가와 시장 중 시장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실험 결과는 항상 같다. 계획경제와 국가의 과도한 경제 개입은 시장경제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반대론자들은 시장규제를 철폐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위험하다며 금융위기를 거론한다.

저자는 미국발 경제위기 등은 시장 실패나 자본주의의 위기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정부가 무책임하게 부채를 늘리고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하게 시장에 개입해 더 심각한 위기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시장경제를 강화하지 않고 정반대로 가는 흐름에 새로운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현재의 경제 문제와 머지않아 도래할 극적인 경제위기는 과감한 개혁과 자본주의를 강화할 용기를 가져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가 발생해도 자가치유력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부 개입으로 정상화가 지연되고 경제성장이 장기 둔화한 일본을 예로 들었다.

또한 1980년대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이 국가 개입을 축소하고 민영화, 세금 인하, 규제 철폐로 시장의 힘이 발휘할 공간을 마련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지텔만 박사는 재분배로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경제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재분배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한 것"이라며 "역사를 살펴보면 재분배는 경제성장보다 빈곤퇴치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등 좋은 의도로 시작한 사회정책이 흑인들의 경제적 운명을 개선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켰으며, 아프리카를 위한 개발원조도 대부분 무익하고 심지어 역효과를 냈다고 그는 주장했다.

강영옥 옮김. 328쪽. 1만6천900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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