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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틸러슨의 증언 "미·러 첫 회담서 푸틴이 트럼프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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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전 국무, 비공개 하원 증언서 밝혀

뉴스1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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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책 회담에서 미국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압도적으로 이끌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밝힌 이는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으로,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비밀리에 하원 외교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틸러슨 전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민주당 의원(뉴욕)의 요청으로 의회를 방문해 외교위 소속 여야 의원과 보좌진과 약 7시간 동안 비공개로 만나 자신의 장관 재임 기간 미 정부의 외교정책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양국 정상이 45분 예정했던 독대 회담을 2시간 이상 가졌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때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능가해 말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틸러슨 전 장관과 만난 한 외교위 소속 보좌관은 WP에 "푸틴 대통령은 (면당 중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밀고 나갈 모든 기회를 잡았다"면서 "(미국 측에는) 준비가 부족했고 그 때문에 불평등한 기반에서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역사에게 '대화 내용 은폐'를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이외에 틸러슨 전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통역사들이 있었다. 그후 다시 만찬에서 두 정상은 만났는데 이 때는 푸틴 대통령측 통역사만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WP에 보낸 성명에서 '준비 부족'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다. "나는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완벽하게 대비했다. 우리는 그 회의들에서 매우 잘했다"고 반박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2018년 3월 영국에 사는 전직 러시아 스파이에 대한 독살 미수 사건 관련해 러시아를 비난하는 말을 했다가 하루만에 경질됐다.

퇴임 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온 틸러슨 전 장관은 작년 12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규율도 없고, 책도 잘 읽지 않는다. 위법적인 지시가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바위처럼 둔하다' '지독하게 게으르다'는 등의 비난을 들어야 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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