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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멀쩡한 반려견 안락사해 '주인과 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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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서 건강한 반려견이 주인과 함께 순장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반려동물을 개인 사유물로 인정하기 때문에 이는 불법은 아니지만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 카운티 동물보호소는 고인이된 견주의 사후자산 관리인으로부터 지난 3월 8일 시츄견 ‘엠마’를 위탁받았다. 고인의 사후자산 관리인은 보호소에 "2주 후 엠마를 고인과 함께 순장하기 위해 데리러 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시츄견. /한국애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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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보호소는 엠마를 살리기 위해 관리인을 꾸준히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리 존스 체스터필드동물보호소 매니저는 관리인 측에 연락해 "강아지 입양 의향이 있는 애견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서류 작성만 하면 강아지를 양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후자산 관리인은 고인이 유서에 반려견과 순장할 것을 명시했기 때문에 거절했다.

결국 엠마는 3월 22일 보호소에서 나와 인근 동물 병원 수의사에게 안락사 당했다. 시체는 반려동물 전문 화장터에서 화장됐다. 이후 사후자산 관리인이 엠마의 유분(遺粉)을 주인과 함께 순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주(州)마다 반려동물 순장에 대한 법이 다르지만 버지니아의 경우 민간 묘지에 반려동물과 순장하는 것을 허용한다. 또 건강한 반려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것 또한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미국수의사협회에 따르면 버지니아주는 수의사, 전문 안락사 기술자, 동물관리 공무원 등의 동물 안락사 집행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은 개인 사유물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에 주인이 원하면 안락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엠마의 순장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수의사 케니 루카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락사는 굉장한 감정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매우 윤리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안락사를 한 후에는 퇴근 후 귀가해도 압박감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엠마를 2주 동안 돌봤던 캐리 존스 보호소 매니저는 "엠마가 안락사 당한 것이 가슴 아팠다"고 했다.

[박민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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