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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거리의 흡연자 부스에 가두기 시작한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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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노란선’ 흡연구역 이어 ‘흡연오두막’ 설치

실외 ‘노란선’ 흡연구역 이어 간접흡연 예방책… 이용객들 “2등 시민 된 것 같아” 불만
한국일보

싱가포르 원-노스역 인근에 설치된 ‘흡연오두막’. 간접흡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용자들 사이서는 벌써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MS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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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끽연자들의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흡연에 대한 강력 규제책으로 유명한 싱가포르가 보행자들을 간접흡연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거리에 ‘흡연오두막’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24일 싱가포르 MS뉴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지하철 원-노스역 인근에 흡연부스 1대를 설치하고 21일부터 본격 운용에 들어갔다.

이동식 화장실 모양의 흡연부스는 덴마크산 공기 정화장치를 갖추고 흡연자들이 내뿜는 연기를 정화해 바깥으로 내보낸다. 싱가포르는 연말까치 59대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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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오차드거리에 설치된 흡연구역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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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보행자들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흡연자들이 ‘안전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며 “완전금연 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는 오차드거리에 설치되면 각종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중심가인 오차드거리에서는 노란 선으로 표시된 흡연구역 내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으며, 노란선 밖 근처 또는 선을 한 발로 물고 피는 흡연자들과 단속관들 사이 크고 작은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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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부스 내부. 부스에 설치된 공기 정화 시스템을 소개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내부에 앉을 수 있는 의자는 없다. MS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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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또 이 흡연부스가 에어컨을 갖춰 실내 온도 24~27도를 유지한다는 점을 들어 “덥고 습한, 악명 높은 싱가포르 날씨에서 해방돼 담배를 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폐쇄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큰 창문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용객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전자상거래 업체를 운영하는 아스파 사인은 “거기서 담배를 피우는 동안 2등 시민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또 회사원 라마 다스는 “가끔 신선한 공기도 좀 마셔야 하니 밖에서 흡연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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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창을 가진 흡연부스 뒷면. MS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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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1970년대에 세계 최초로 흡연 규제법을 통과시켜 쇼핑몰 입구나 버스 환승장 등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해오고 있다. 위반 시 최대 1,000싱가포르달러(약 86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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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정부가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오차드거리 등 주변지역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들. 해당 구역 바닥에 표시된 노란선 안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간접흡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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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2월부터 전자담배와 물담배, 씹는 담배 등 담배 유사제품을 구매하거나 소지, 사용하는 행위를 전면 금하는 등 금연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담배 유사 제품을 소지하다 적발되면 최고 2,000싱가포르달러(약 172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현재 18세 이상인 흡연 가능 연령을 2021년까지 21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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