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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94톤 CO₂주입은 포항지진과 무관…2만톤 넣어도 멀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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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24일 '연구성과' 발표

뉴스1

김형수 중원대 교수가 24일 서울대에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사업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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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포항 영일만 영일만에 이산화탄소(CO₂) 지중저장 사업과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포항지진은 관련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수치모델링 연구 결과, 주입된 94톤의 이산화탄소 양를 넘어서 2만톤을 넣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인했다."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가 24일 서울대에서 '포항 영일만 이산화탄소 저장실증 연구사업'이 포항지진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연과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학회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두 사이의 상관성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지진 관련 국제적 석학 조백(Zoback) 스탠포드대 교수로부터 연구결과에 대한 검증도 받았다.

'이산화탄소저장 실증 연구사업'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750~800m 지하에 저장하는 사업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기술로 주목받았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2017년 1~3월 6차례에 걸쳐 94.58톤의 이산화탄소를 포항영일만에 시험적으로 주입됐다. 그러나 이러한 주입행위와 같은해 11월15일 발생한 규모 5.4 포항지진과의 관련성이 있다는 의혹이 있어 연구는 잠정적으로 중지된 상황이다.

연구단 사업과 포항지진과 상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포항지진 지질 정보 검토, 저장층 수치 모델링을 통한 주입압력 검토, 지진활동도 검토 등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형수 중원대학교 교수(전 학회장)는 "수치 모델링 결과에서도 시험 주입에 의한 유체 압력의 증가이 지역 내 존재하는 여섯 개의 단층면 모두에 영향을 미치치지 못한다는 것도 확인했다"면서 "이러한 결과들은 유체 압력의 증가가 모델링 영역 내의 저장암 및 덮개암 내에서만 발생하여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였음을 지시한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주입이 높은 응력이 형성되기 어려운 '준고결' 상태의 퇴적층에 수행됐다는 점이다. 또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은 지열발전소와는 다르게 물이나 유체가 잘 흐르거나 들어갈 수 있는 지층에 주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연구단이 확인한 결과 주입 기간 동안 주변에 설치된 관측 시설에 지진 활동 기록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형수 교수는 "보통 지하수공 하나에서 지하수를 양수 할때도 150톤 규모로 진행하는데 크게 별 자극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유체를 주입행위와 양수하는 행위의 자극이 비슷하다고 볼 때 영일만에 주입된 98톤의 이산화탄소는 매우 적은 양"이라고 말했다. 덧붙여서 "수치모델링을 통해 2만톤이 주입돼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주입현장 단층과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장찬동 충남대 교수는 "주입 현장 인근의 단층은 북북동 방향의 주향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포항 지진의 여진도 대체로 유사한 방향성을 갖는다"면서 "반면 포항지진의 진앙은 이산화탄소 주입 지점으로부터 북북서 방향에 위치해 주입된 이산화탄소가 포항 지진의 진앙 방향으로 확산돼 지진을 발생시켰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이산화탄소 주입으로 인한 유발지진에 대한 분명한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슬라이프터 프로젝트는 총 12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주입됐으나 미소지진이나 유발지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일본의 토마코마이 프로젝트의 경우 2012년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3만톤의 주입을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미소지진이 규모 0.5 내외의 미소지진만 발생했다.

오주원 전북대학교 교수는 "해외 이산화탄소 지중사업에 비하면 이번 포항 영일만 사업은 지진활동도 평가와 자체적인 미소지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사업이 재개된다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진활동성 평가와 별도의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은 반드시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구단은 결국 앞으로 국내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사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사업 부지에 대한 지진활동성 평가나 지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은 물론 Δ건설과 운영 단계 모두에 대한 안전성 모니터링 Δ사업 수행 전 지질 구조 조사를 위한 직접적인 지질 조사 Δ공공 수용성 확보 Δ독일의 연방광업법과 유사한 배상 방안 강구 등이 꼽혔다.

김형수 교수는 "국내 여건에 적합한 지질학적인 이산화탄소 저장에 대한 관련 기술의 확보를 위해 포항 영일만 연구 사업의 재개를 제안한다"면서 "국내 기술자립화를 위한 2만톤 규모의 직접적인 주입 실증을 위해 공공 수용성이 확보, 지진활동성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재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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