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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브렉시트 벽’ 못 넘고…영 메이 총리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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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국민투표 승부수 던졌지만

합의안 하원 인준 실패 책임

“다음달 7일 당 대표 물러나겠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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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인준이 벽에 부닥치면서, 2년10개월 만에 사임하게 된 것이다.

메이 총리는 24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 총리 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7일 당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2016년 7월14일 보수당 대표 겸 총리직에 오른 지 2년10개월여 만이다. 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지만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견 내내 울먹임을 감추지 못하던 메이 총리는 사퇴 회견문 마지막 줄을 읽고는 끝내 눈물을 터뜨리며 서둘러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인준을 위해 지난 21일 야당이 요구해온 ‘제2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개최할 수 있다는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원내대표가 전격 사임을 발표하는 등 당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며 결국 사퇴로 내몰렸다.

메이 총리의 사퇴로 브렉시트 강경파에 더 힘이 실리며,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의 이사벨 셀라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런 상황이라면, 브렉시트 강경파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정부와 의회가 전적으로 노딜 브렉시트와 이에 따른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어 “중요한 선택의 시점에서 (영국의 현실은) 대안도 없는 반대투표가 상황을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브렉시트 계획의) 조속한 구체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의 사퇴 발표 이후, 보수당은 6월21일까지 후임 당 대표 겸 총리를 선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더타임스>의 최근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 보도에선, 브렉시트 초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3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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