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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책과 삶]촛불광장에서 확인한 시민의 힘…한국사회 ‘생동성 민주주의’ 가능성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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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행방

강수돌 지음

파람북 | 239쪽 | 1만4000원

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위대한 촛불혁명의 결과였다. 2017년 3월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결정문을 낭독하는 순간 한국의 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고려대 교수 강수돌이 쓴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행방>의 부제는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인가?’이다. 강수돌은 촛불혁명은 위대한 성과이지만, 이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시작이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강수돌은 민주주의가 ‘민(民)이 주인이 되는 사회’라면 여전히 우리는 노예 쪽에 가깝게 산다고 주장한다. 또 투표나 합의가 상징하는 절차, 민생과 복지가 상징하는 실체 민주주의 모두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자유민주주의’는 돈벌이의 자유를 추구하는 자본 계급의 이념이며 ‘가짜’라고 말한다. 강수돌은 대안으로 생동성(vitality) 민주주의를 제시한다. 생동성 민주주의는 시민을 참주인으로 자리매김하며, 권력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권력을 더 이상 결정권(영향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민적 역량(자율성)으로 보며, 시민의 힘을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여긴다. 정치가, 행정가는 시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적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봉사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을 인간 및 생명 가치 차원으로 바꿔가는 것이다. 강수돌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됨의 윤리를 근거로 일상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 참된 민주주의, 생동성 민주주의가 구현된다고 말한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가능하다. 이미 촛불광장에서 그 힘을 확인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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