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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中, 美 대체할 유일한 초강대국 될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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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 시절 시작된 中현대사 일별 / 덩샤오핑 개방 덕분 눈부신 발전 / 명실상부한 ‘지역 강대국’ 부상 / 공산당이 지배·권위주의 유지 등 / ‘세계 강대국’ 되기엔 여러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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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근현대사학회/한울/2만5000원


중국 근현대사 강의/중국근현대사학회/한울/2만5000원

중국근현대사학회 소속 전문가 20여명이 참여한 이 책은 쑨원 시절부터 시작된 중국현대사를 일별하면서 향후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중국현대사 관련 담론의 동향이 망라되어 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반도의 입장에서는 중국 부상의 의미와 행보를 세밀히 따져 보아야 한다.

중국공산당이 세운 나라 이른바 ‘신중국’이 들어선 지도 올해 70년이 되었다. 수천만명이 죽은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이라는 정변 이후, 개혁·개방에 나선 지도 40년이 되었다.

덩샤오핑이 지휘한 경제 개방 덕분에 중국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21세기에 들어 중국의 부상은 가속도가 붙었고, 지난 100여년 사이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등장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Pax Americana)’가 서서히 허물어지는 형국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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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민들은 대부분 중국의 근대화를 시작한 쑨원, 신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 개혁개방을 시작한 덩사오핑(왼쪽부터)을 위대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러면 중국의 부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경제성장, 군사력 증강,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강화를 기반으로 중국이 아시아 강대국에서 세계 강대국으로 발전해 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중국이 명실상부한 ‘지역’ 강대국(regional power)이 되었다는 의미다.

아울러 아직 ‘세계’ 강대국(global power)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도 그렇고 가까운 미래에도 미국만이 유일한 세계 강대국이다. 중국이 세계 강대국이 되기에는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

일부 중국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공산당이 독재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중국은 아직 글로벌 파워에 이르는 데 역부족이라는 견해를 뒤집을 수 없다.

중국 부상의 의미를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따져볼 수 있다. 첫째 경제력이고 둘째 군사력이며 셋째는 소프트 파워이다. 경제력은 대개 국내총생산의 규모로, 군사력은 국방비와 군 현대화 정도로 측정할 수 있다. 반면 소프트 파워는 좀 더 복잡하다. 하버드대학 조지프 나이(Joseph Nye)에 따르면 소프트 파워는 ‘강제나 보상이 아니라 매력(attraction)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는 능력’을 말한다. 대개 소프트 파워는 문화·이념과 가치·정책(특히 외교정책)이라는 자원이 있어야 발휘될 수 있다.

소프트 파워를 달리 말하면 ‘중국 모델’ 또는 ‘베이징 컨센서스’라고 한다. 문화적 측면에서는 중화문명, 특히 유가 사상이고, 대외적으로는 정교한 외교정책이다. 이를테면 1970년대 미국과의 수교라든지, 1990년대 한국과 수교한 것 등은 달라진 중국공산당의 대외정책을 의미한다. 이를 활용한 중국은 경제 대국, 문명 대국, 평화 대국의 국가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앞으로 중국의 이미지는 이전과는 다른 것이며 달리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마오쩌둥 시대 국가이미지는 ‘혁명 중국’이었다. 반면 덩샤오핑 시대에는 ‘개혁 중국’의 이미지를 추구했다. 21세기에 들어 중국은 ‘경제 문명 평화 대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창출하려 노력한다.

이 책에서 전문가들의 견해는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에 대체적으로 모인다.

중국의 파워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이 지배하는 권위주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를 어떤 식으로든 개선하지 않고는 중국만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중국은 설사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해도 불완전한 강대국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런 이유로 중국이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하더라도 미국을 대체해 유일한 초강대국(super power)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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