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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단독]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 6월 안에 공개…‘정의선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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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이르면 이번 주 중 늦어도 6월 초에 공개된다. 지난 3월 말 열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차그룹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완승을 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었고 최종안이 완성됐다.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 동의를 얻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으로 ‘정의선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26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이번 주 중 공개한다. 늦어도 6월 초에는 최종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임직원과 국내 대형 법무법인, 회계법인·자문사 등으로 구성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태스크포스(TF)는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에게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고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고심 끝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전격적으로 공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지배구조 개편안 보완작업을 끝내고 해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지난 22일 서울에서 열린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순환출자는 오랜 기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핵심 고리였다. ‘재벌개혁’을 앞세운 현 정부는 현대차그룹을 압박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데드라인’까지 설정하며 지배구조를 개편하라고 촉구했다.

조선일보

지난해 3월 추진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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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시한에 쫓겨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핵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와 사업부문을 합병하는 것이 큰 축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분할합병 후 받게 될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교환하고, 두 사람이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게 될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매입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엘리엇과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래스 루이스까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계열사 합병에 반기를 들었다. 엘리엇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의 합병 비율이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고 정 수석부회장에게 유리하다고 비판했다. 대세가 ‘반대’쪽으로 기울자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개편안을 잠정 취소했다. 표 대결에서 승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무리하게 주총을 여는 것보다 일정을 뒤로 미뤄 전략을 다시 짜는 쪽을 택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엘리엇의 압박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한 지 10개월 만인 올해 3월 주총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여론이 현대차그룹에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2차 개편안을 마련했다.

2차 개편안은 1차안과 기본 골격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를 지배구조 정점에 놓고 여러 계열사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총수 일가가 매입하면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가 동시에 이뤄진다. 관건은 1차 개편안에서 발목을 잡았던 합병비율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투자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개편안이 되려면 현대모비스를 존속법인과 분할법인으로 나누고 이를 각각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적정 가치를 주가로 평가받게 돼 합병비율에 대한 문제제기를 예방할 수 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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