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핀테크(금융+기술)가 화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내 최초의 핀테크 박람회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를 최근 개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중은행과 대기업, 금융 공기업, 핀테크 업체 등 52개사가 부스를 차리고 손님을 맞았다. 개막 첫 날 수천명이 몰려 금융권에서의 핀테크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특히 30여개 핀테크사는 간편결제, 생체인증, 인공지능(AI) 자산관리, 로보 어드바이저, 개인 간 거래(P2P) 등 자신들의 사업을 사활을 걸고 소개했다.
전 세계의 투자금이 핀테크로 몰리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핀테크 관련 투자 금액은 1118억달러(약 132조8180억원)에 달한다. 2013년(189억달러)에 비해 약 6배 성장했다.
인수합병(M&A) 건수도 같은 기간 1132건에서 2196건으로 약 2배 늘었다. 2013년엔 1개 업체가 평균 1600만달러에 팔렸는데 지난해엔 5091만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앤트 파이낸셜이 14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앤트 파이낸셜은 중국 최대 온라인 결제 플랫폼이다. 영국의 월드페이는 글로벌 기업 FIS(Fidelity National Information)에 350억달러에 팔렸다. 월드페이의 기업가치는 영국에서 현금과 주식 등을 합쳐 43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FIS와 월드페이의 합산 매출은 120억달러, 수익은 5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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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한 지 4년 됐지만 유럽 등 해외에선 인터넷은행을 넘어서 오직 스마트폰에서만 영업하는 ‘네오뱅크(Neobank)’가 등장한지 한참이다.
네오뱅크는 스마트폰으로만 접근 가능하다. 은행업 라이선스를 받은 스타트업, 다른 라이선스와 제휴한 스타트업, 디지털 버전이 있는 기성은행 등 3가지로 구분된다. 2004년부터 유럽에서 네오뱅크 스타트업이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해 53개 업체가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유럽에 44.4%가 몰려 있고, 미국(27.8%), 아시아(17.8%), 아프리카(5.6%), 오세아니아(4.4%) 순이다.
우리나라의 핀테크 도입 지수는 낮은 편이다. 언스트앤영(EY)이 조사한 핀테크 도입 지수에 따르면 중국, 인도 등 20개국 평균 이용률은 33%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32%로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의 평균 핀테크 이용률은 46%로 높은 편이다. 선진국보다 신흥국에서 모바일 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IT혁명을 겪은 뒤 모바일혁명을 맞고 있는 선진국형 구조인 셈이다.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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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 가보니 시중은행, 대기업, 핀테크 업체 할 것 없이 디지털 혁신을 외치고 있었다. 특히 행사장에서 만난 핀테크사들은 절박해 보였다. 이들에게는 전 세계 핀테크사들처럼 ‘돈’이 필요하다. 금융의 역할은 가능성 있는 기업에 자금을 융통해 주는 것이다. 이들에게 우리나라 금융의 미래가 달렸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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