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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트럼프, 볼턴과 또 불협화음?…“北 미사일 발사, 걱정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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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데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25일부터 일본을 방문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트위터에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한 일로 일부 미국 국민들과 다른 사람들이 불안해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며 "나는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대북 입장을 놓고 미 행정부가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군사 옵션을 선호하는 볼턴 보좌관이 이란과의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신이 그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최종결정권자는 나다"라며 발끈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참모들에게 따로 볼턴 보좌관의 강경 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25일 "안보리는 북한의 어떤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데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또 "북한이 미국이 압류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 의 반환을 요구하려면 그들이 1960년대에 나포한 ‘푸에블로호’ 송환 문제부터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이 이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라고도 했다.

북한은 1968년 1월 23일 승무원 83명을 태우고 북한 해안에서 40km 떨어진 동해상에서 업무를 수행 중이던 미국의 푸에블로호를 나포했다. 미국은 그해 12월 북한 영해 침범을 사과하는 문서에 서명한 뒤 푸에블로호 승무원 82명과 유해 1구를 돌려받았지만, 푸에블로호 선체는 여전히 평양 보통강변에 전시돼 북한의 ‘승리’를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선일보

2019년 5월 25일 오후 국빈 방문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맹비난했다는 점을 들어 김정은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그는 "김 위원장이 조 바이든을 IQ가 낮은 멍청이라고 불렀을 때 웃었다"며 "그가 내게 일종의 신호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IQ가 낮은 멍청이"라며 "권력을 향한 욕심에 사로잡힌 무모하고 분별없는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18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김정은을 ‘독재자’ ‘폭군’으로 표현한 데에 대한 반응이다. 하지만 북한의 단어 선택이 평소 바이든 전 부통령을 ‘IQ가 낮다’고 조롱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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