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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전설' 오마라 포르투온도…90세 디바의 경이로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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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재즈페스티벌 2019'서 공연

연합뉴스

오마라 포르투온도
[프라이빗커브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살아있는 전설'의 표본이었다. 쿠바에서 온 1930년생 디바가 2019년 한국 음악 팬들 앞에서 노래하는 모습 자체가 특별한 감동이었다.

쿠바 음악을 세계에 알린 밴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전설적인 여성 보컬리스트 오마라 포르투온도가 25일 올해 제13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긴 이날, 뜨거운 태양이 사라지고 어둠이 내리깔리자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마련된 무대 앞으로 관객이 몰려들었다.

오후 8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핫하고 섹시한 여성 보컬리스트"라는 소개와 함께 피아노 연주자가 오마라 포르투온도를 무대로 이끌었다.

부축을 받으며 등장한 그는 걸음이 다소 불편해 보였지만 밝은 미소로 '손키스'를 날리며 관객들과 눈을 맞췄다.

노란 헤어밴드와 빨간 립스틱을 바른 모습의 오마라 포르투온도가 의자에 앉고 첫 곡 '드루메 네그리타'(Drume Negrita)가 시작됐다.

오마라 포르투온도가 첫마디를 내뱉자 객석에서 함성과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90세를 눈앞에 둔 가수라고 믿기 힘든 힘 있고 단단한 소리였다. 소녀처럼 해맑은 얼굴의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흥겹게 무대를 즐겼다. 때로는 한이 서린 듯 애절하고, 때로는 감미롭게 속삭이는 듯 달콤하게 노래했다.

앉아서 노래하면서도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관객들 손뼉을 유도하는 그의 표정에는 생기가 넘쳤다.

'아디오스 펠리시다드'(Adios Felicidad), '세이 쿠바나'(Say Cubana), '아바쿠아'(Abakua), '시티에라'(Sitiera) 등 10여곡을 부른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앙코르곡 '베사메 무초'(Besame Mucho)로 90분간 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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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재즈페스티벌 2019
[프라이빗커브 제공]



쿠바의 전설적 밴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원년 멤버 대부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이날 공연 어쩌면 한국 팬들이 오마라 포르투온도의 노래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호흡이 달리기는커녕 에너지 넘친 무대는 그가 현역으로 한동안 더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했다.

젊은 관객들이 90세를 눈앞에 둔 보컬리스트 노래에 빠져 몸을 흔드는 모습은 시공간을 초월한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에는 오마라 포르투온도 외에 천재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가 이끄는 콤보66, 영국 전자음악그룹 클린 밴딧 등의 무대가 펼쳐졌다.

오마라 포르투온도에 비하면 젊지만 재즈 기타의 거장 존 스코필드도 70세를 바라보는 노장이다.

뜨거운 햇살이 남아 있는 오후 6시 10분부터 공연을 펼친 그는 거장의 관록을 뿜어냈다.

흰 수염을 기른 그는 80분간 공연 동안 여유 넘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들에게 재즈기타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했다. 드럼, 베이스, 피아노와 합을 맞춰 주고받는 연주가 특히 일품이었다.

이날 휴일을 맞아 서울재즈페스티벌에는 약 2만 관객이 입장했다.

둘째 날인 26일에는 세계적 트럼펫 연주자 윈턴 마살리스, 월드뮤직 빅밴드 핑크 마티니, 영국 출신 밴드 루디멘탈, 싱어송라이터 라우브 무대가 이어진다.

국내 음악인으로는 장범준, 규현, 에픽하이, 카더가든, 정재형, 이하이, 황소윤, 이하이, 선우정아, 루시드폴 등이 이번 축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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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코필드
[프라이빗커브 제공]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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