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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 '월드클래스'로 키운 한국영화 100년..황금종려상으로 정점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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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은 탄생 100년을 맞이한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1919년 10월27일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상영된 이래 100년이 흘렀다. 이 기간 한국 영화는 ‘영화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칸영화제 최고상을 차지할 만큼 높은 예술성에 도달했음을 입증한 한편, 괄목할 만한 산업적 성장을 이뤄냈다.

작품성 면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은 2000년대 초반 임권택 감독이 <춘향뎐> <취화선> 등으로 칸영화제를 포함한 세계 주요 영화제에 진출하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 감독 등이 ‘코리아 뉴웨이브’ 후속세대로 명명되면서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왔다. 이러한 흐름에 봉 감독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정점을 찍은 셈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계의 변방이 아닌 하나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음을 명실상부하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경향신문

임권택 감독과 박찬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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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한국 영화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한국 영화시장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한국 영화시장은 세계 영화시장 전체 규모인 411억달러 중 16억달러로 북미(119억달러), 중국(90억달러), 일본(20억달러), 영국(17억달러)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한국 극장 누적 관객 수는 2억1638만명으로 6년 연속 2억명을 넘겼다. 영화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50.9%로 8년째 외국 영화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성장이 한국 영화의 작품성을 고양하는 토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유정 평론가는 “봉 감독은 칸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 중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예외적인 케이스”라면서 “이는 한국 영화산업이 가능하게 한 성취”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의 발달로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함께 상향됐다. 관객들이 상업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의미나 작품성까지 고려해 영화를 소비하면서 한국 영화의 수준도 함께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은 해외 수출 실적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2005년 202편에 불과했던 한국 영화 수출 편수는 꾸준히 늘어나 2017년 802편, 지난해 603편에 다다랐다. <기생충>은 배급사 CJ ENM에 따르면 황금종려상 수상작 북미와 유럽,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등 192개국에 선판매됐다. 영화 <악인전>도 전 세계 174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배급사 키위미디어그룹이 밝혔다.

한국 영화의 해외 리메이크 사례도 줄잇고 있다. CJ ENM은 영화 <불한당>(2016)의 영어 리메이크, <극한직업>(2019), <써니>(2011)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제작 소식을 발표했다. <악인전> 역시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픽처스와 리메이크 제작에 최종 합의한 상태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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