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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 화웨이 제재로 글로벌 공급망에 '기술 분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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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국과 중국 모두 패배하는 상황 될 것" 우려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화웨이 매장
[촬영 차대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기술 냉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세계 IT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기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진단했다.

이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은 중국 기업들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을 만들어낼 계획이며, 중국도 이에 맞서 독자적인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으로 무장한 자체 공급망을 형성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전직 미국 관료인 폴 트리올로는 "공급망의 디커플링은 벌써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무역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디커플링은 극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아브라함 뉴먼 교수는 "화웨이 사례는 세계 네트워크가 이제 지정학적 전략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지난 20년간의 초(超) 세계화는 지정학적 제한으로 인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독자적 공급망을 뜻하는 '디지털 철의 장막'은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는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기술자립에서 최대 난제인 반도체 분야의 경우 미국이 아닌 ARM 등의 유럽 반도체 설계업체마저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반도체 설계툴(EDA Tool)을 제공하는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마저 미국 기업인 상황에서 과연 중국의 기술자립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국 과학기술부 전직 관료는 "중국이나 미국이 모든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은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의 분열은 결국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패배만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헨리 파렐 교수는 "우리는 일부 분야에서 디커플링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겠지만, 미국과 중국 모두 서로를 너무나 필요로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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