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탐방] 김성민 서울바른병원장
국내 최소침습 척추 수술 선도
20여 년간 5000건 이상 경험
환자 맞춤 치료로 높은 성공률
김성민 서울바른병원장의 척추 맞춤 치료는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5000건 이상의 수술 경험을 갖춘 지금도 수십 년 된 척추 모형으로 모의 수술을 집도한다. 김동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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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1990년대 중반 의과대학 교수로 임용될 때부터 척추 치료의 외길을 걸어왔다. 국내에서 디스크·협착증 같은 일반 척추 질환에서 척추 변형 등 고난도 수술까지 책임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경외과 의사로 꼽힌다. 그의 탁월한 전문성은 이력에서도 엿보인다. 2013년 중증 척추 질환을 다루는 대한척추변형연구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2015년에는 500여 명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소속된 대한최소침습척추학회장을 맡으며 환자별 맞춤 치료를 주도했다.
재발 막는 척추 변형 치료법 탐구
그가 본격적으로 척추 질환을 다루던 때는 우리나라 최소침습 수술의 태동기였다. 최소침습은 수술 범위를 최소화한 방식으로 그 역시 종전의 절개술과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환자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에 매료됐다. 2002년 대한최소침습척추학회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면서 그의 실력은 빠르게 성장했다. 예컨대 급성 허리 디스크에는 피부를 절개하는 대신 구멍 하나만 뚫어 내시경으로 환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디스크 크기를 줄이는 최소침습 수술(PELD)을 적용해 빠른 회복을 이끌었다. 척추의 신경 통로(척추관)가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도 황색인대 등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 제거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치료 경험이 쌓이면서 그에게 뜻밖의 고민이 찾아왔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김 원장은 “허리 통증이 재발·악화하는 환자가 의학적인 처치를 꺼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증상이 낫지 않은 이유를 찾다 보니 척추 변형 치료에까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떠올렸다.
척추는 옆에서 볼 때 곡선 형태로 굽어 있다. 목뼈(경추)는 앞으로, 등·허리뼈(흉추·요추)는 뒤로, 다시 엉치뼈(천추)는 앞으로 휘어진 게 정상이다. 척추가 이런 ‘S자 형태’를 유지해야 체중이 분산되고 외부에서 받는 충격이 완화돼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다.
척추 후만증 환자 수술 성공률 90% 넘어
하지만 당시만 해도 척추 후만증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게다가 척추 변형은 주로 뼈를 다루는 정형외과의 몫이라 신경외과에서 지식·경험을 쌓을 기회도 부족했다. 김 원장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6년 정형외과와의 협업이 수월한 다른 대학병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어 대한척추변형연구회를 창립해 척추 변형의 치료법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척추 후만증 치료의 핵심은 신경 손상을 예방하면서 뼈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굴곡을 맞추는 데만 집중했다간 척추를 관통하는 신경이 눌려 통증·마비 등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김 원장은 척추의 앞뒤를 동시에 다루는 ‘전후방 교정술’을 통해 이런 문제를 돌파했다. 배꼽 아래를 절개한 뒤 척추 앞쪽에 접근해 간격을 넓히고, 척추 뒤쪽은 나사못 등으로 고정해 굴곡을 회복한다. 수술 성공률은 90% 이상에 달한다.
대학병원에서 쌓은 척추 치료 노하우는 서울바른병원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환자 정모(62·여)씨는 장기간의 육체노동이 조기 척추 변형으로 이어진 사례다. 허리가 심하게 굽으면서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영상촬영 결과 허리뼈 아래쪽 디스크가 심하게 닳은 상태였다. 김 원장은 손상된 디스크를 인공 완충재(케이지)로 교체해 척추 앞쪽의 간격을 확보했고 뒤쪽은 나사못으로 고정해 정상 굴곡을 회복하는 전후방 교정술을 집도했다. 교정 각도가 130도에 달하는 대수술이었다. 수술 후 정씨는 허리를 꼿꼿이 편 채 통증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김 원장에게는 20년 넘은 척추 모형이 있다. 척추 질환 치료를 시작할 때 선배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하얗던 색이 손때를 타 까맣게 변할 만큼 오래된 모형이다. 5000건이 넘는 고난도 수술 경험을 갖춘 지금까지도 그는 이 모형으로 모의 수술을 집도한다. 김 원장은 “수술 준비 과정은 고되지만 환자가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모습을 보면 매번 즐겁고 행복하다”며 “서울바른병원이 대학병원 못지않은 인력·장비를 보유한 만큼 척추질환자를 위한 치료법을 계속 연구·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park.jungryul@joongang.co.kr
척추 질환 수술 전 이것은 기억하세요
1 수술을 두려워하지 마라
척추 질환의 90% 이상은 약물·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와 시술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단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낫지 않거나 통증이 너무 심할 때, 하지 근력 저하 등 신경마비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수술해야 한다. 수술이 무섭다고 다른 치료만 고집하다가는 치료를 해도 염증 반응이 지속해 통증, 다리 불편함 등이 낫지 않거나 더 악화할 수 있다.
2 2명 이상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라
척추 질환 치료를 결정할 때는 적어도 두 곳 이상 병원을 찾아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 다른 치료법은 없는지, 동일한 치료를 권한다면 부작용과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따져본다. 특히 반복적으로 신경성형술 등 시술을 했는데도 단기적인 효과에 그친다면 이런 ‘세컨드 오피니언’을 꼭 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치료만큼 예방에 힘써라
시술과 달리 수술은 첫 번째보다 두 번째에 수술 난도가 훨씬 높다. 조직이 변형·유착돼 신경 손상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허리 주위 근력 강화를 위한 코어 운동과 올바른 자세 유지, 충분한 칼슘·비타민D 섭취 등으로 평상시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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