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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임 치료의 마지막 방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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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생명을 만든다 ① 마리아에스 허창영 원장

중앙일보

진료실에서는 다양한 난임 환자를 만난다. 의사는 각자 개인이 처한 의학적인 상태와 향후 임신 가능성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고 가장 합리적인 치료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역할과 의무가 있다. 정확한 정보를 위해 최근에 만난 환자를 예로 들어 말하고자 한다.

30세 여성과 남편은 임신 시도를 6개월이나 했는데 임신이 안 되니 바로 시험관아기 시술로 빨리 임신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난임 검사 결과를 보고 임신 시도 방법은 나중에 결정하자고 권했다. 다행히 특별한 난임 원인이 없어 자연임신 시도를 수개월 더 해보고 안 되면 인공수정 시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며 어렵게 설득했다. 그 환자는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다.

이렇듯 다소 수월한 방법으로 충분히 임신할 수 있는 분들이 난임 치료 최후의 방법인 시험관아기 시술부터 요구하는 경우를 꽤 많이 접한다. 이때 간단한 난임 원인을 교정하면 자연임신에 성공하거나 인공수정 시술로 임신에 성공하곤 한다. 실제로 인공수정 시술의 주기당 성공률은 20~25% 정도고 3~4회 정도 시술을 통해 심각한 난임 원인이 아니면 임신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 분은 결혼한 지 13년째 되는 40세 여성이다. 난임 검사에서 심각한 자궁내막증이 발견됐고 난소 기능도 이미 40대 중반으로 나와 심각한 상태였다. 바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작했다. 3년 동안 10회 넘게 계속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에 채취된 난자 한 개를 수정하고,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A)를 통해 어렵게 임신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는 배아에서 세포를 일부 떼어내 염색체 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염색체 이상으로 유산되는 경우를 예방하고 임신에 성공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난소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졌거나 40세 이상인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행해도 임신 성공률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 30대 중반이거나 월경 주기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고 하복부 통증(생리통 포함)이 생기면 빨리 산부인과에서 초음파검사와 호르몬 피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난임 또한 조기에 발견하고 일찍 치료하면 대부분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 결혼하고 1년 동안(35세 이상이면 6개월) 정상적인 부부 관계에도 임신이 안 된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치료법과 비전문가의 조언에 현혹되지 말고 일찍 난임 전문의에게 조언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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