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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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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자외선 차단제, SPF수치 과신 금물 … 자주 발라야 더 효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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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노출된 피부 보호법]

차단 효과 우수해도 쉽게 지워져

예민한 피부엔 물리적 차단 제품

개봉 후엔 빨리 소진하는 게 상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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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자외선의 계절이다. 이맘때 자외선은 한여름만큼이나 조심해야 한다. 1년 중 자외선 지수가 ‘높음’으로 기록된 날이 가장 많은 달 역시 5월이다. 따스한 햇살 속 숨어 있는 자외선은 피부 노화를 재촉한다. 피부 색소세포를 자극해 기미·주근깨·검버섯 같은 반점을 만든다. 또 피부 세포 속 유전자를 변형시켜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외선과의 싸움은 벌써 시작됐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외선 노출량도 점차 늘어난다. 봄 햇살은 여름처럼 따갑지 않아 무심코 외출했다가 그대로 자외선이 피부에 닿는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는 “피부의 자외선 노출이 증가하는 봄부터 모자·양산은 물론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외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다. 꼼꼼한 자외선 차단이 필요한 이유다.

차단력과 지속력은 상관관계 없어


자외선 차단제는 햇빛 속 자외선을 막는 방패다.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 표면에만 존재하고 자외선 차단 효과가 우수하면서 사용이 편해야 한다. 얼굴은 물론 팔다리·목 등 햇빛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를 중심으로 충분한 양을 빈틈없이 발라야 피부 보호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세 가지 사항을 살펴야 한다. 첫째는 자외선 차단 방식이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식은 크게 화학적·물리적 차단 성분으로 구분한다. 자외선을 흡수하는 화학 성분을 이용해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화학적 차단이다.

물리적 차단은 징크옥사이드·티타늄디옥사이드 같은 금속 성분을 이용해 거울처럼 자외선이 튕겨 나가게 한다.

물리적 차단 방식은 피부 자극감은 덜하지만 얼굴이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이 심하고 발랐을 때 답답한 느낌이 많다. 화학적 방식은 피부에 바르는 사용감은 가볍지만 자외선과의 화학반응으로 접촉성 피부염 같은 피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외선을 막는 화학 성분이 예상보다 다량 체내로 흡수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시판 중인 자외선 차단제는 이 두 방식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만든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는 “영유아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물리적 차단 비율이 높은 제품을 권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자외선 차단력이다.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A·B·C로 나뉜다.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자외선은 자외선C다. 다행히 자외선C는 오존층에서 모두 흡수돼 지상에 도달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자외선A와 자외선B다. 자외선 차단력은 자외선 종류에 따라 다르게 표시된다. 자외선A는 플러스(+) 개수에 따라 3단계의 PA(Protection grade of UVA) 등급을, 자외선B는 1~50까지 숫자로 자외선 차단 지수(SPF·Sun Protection Factor)로 차단 효과를 표기한다. 플러스가 많고 숫자가 클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우수하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자외선 차단력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땀과 물에 쉽게 지워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단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외선 차단력이 실제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와 정비례하지 않는다. 실제 자외선 차단율이 96.6%인 SPF30과 SPF50(자외선 차단율 98%)의 자외선 차단율 차이는 2%도 나지 않는다. SPF50 이상인 제품은 자외선 차단 정도에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SPF50+’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은소 교수는 “SPF 지수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SPF30 이상인 제품을 자주 덧바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스틱·팩트·스프레이 등 맞춤 선택


셋째는 사용 편의성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지속력이 약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이예진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차단 효과가 유지되는지는 자외선 차단력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아침에 발랐어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오후까지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자신이 매일 자주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요즘엔 바르는 크림·로션 형태 외에도 사용 편의성을 보강한 스틱·팩트·스프레이 형태의 제품도 나오고 있다. 굴곡진 피부에 끈적거림 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수 있다. 예컨대 집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얼굴은 물론 팔다리 등 넓은 부위에 골고루 펴 바르기 좋은 촉촉한 크림·로션을 바른다. 외출할 때는 휴대성이 높고 코·이마·뺨 등을 간편하게 톡톡 두드려 덧바르는 팩트형 제품을 쓴다. 야외에서 활동할 때는 물·땀에 강한 스틱형이나 넓은 부위에 사용하기 쉬운 스프레이형을 선호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한번 개봉하면 공기 접촉, 실내·외 온도 차이 등으로 변질되기 쉽다. 간혹 지난해에 사용했던 자외선 차단제를 올해 또 쓰는 경우가 있는데 좋지 않은 선택이다. 차단 효과도 떨어진다. 가능한 한 빨리 소진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의 유통기한은 6~12개월이다. 유통기한이 남았더라도 손에 덜었을 때 맑은 물이 생겼거나 색이 변했다면 자외선 차단 성분이 분리된 것인 만큼 사용하지 않는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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