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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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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동의보감이 보증한 최고의 향 ‘침향’ … 심신 안정, 기력 보충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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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의 건강학]

『 본초강목』『이시진』 등 명기

中·日이 조선에 보낸 외교 선물

새 효능 밝혀낸 연구결과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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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침향에 대한 인지도는 그 가치에 비해 낮은 편이다. 용도와 성질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침향은 침향나무가 상처를 입었을 때 분비되는 수지(樹脂)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굳어져 덩어리가 된 것을 말한다. 수지는 나무가 상처로 침투하는 각종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 분비하는 점도 높은 액체다. 침향나무 목재는 빛깔이 하얗고 연한 반면 침향은 어둡고 단단하다. 침향의 주 원산지는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지다. 이곳 수풀에 서식하는 침향나무에서 채취한다.

숙종은 소변, 경종은 간질 치료


수지가 침향이 되기까지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역사 속에서 침향이 귀한 대접을 받아온 이유 중 하나다. 3대 향(사향·용연향·침향)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불교 경전 『중아함경』에서는 “향 중에서 오로지 침향이 제일이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건강 효과다. 침향의 효능은 전통 의학서에 상세히 명시돼 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 “성질이 뜨겁고 맛이 맵고 독이 없다. 찬 바람으로 마비된 증상이나 구토·설사로 팔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고쳐주며 정신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적었다.

또 중국 명나라 의학서 『본초강목』에는 “침향은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 위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하며 간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 허리를 따뜻하게 하고 근육을 강화해 주며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제거한다”고 기록돼 있다. 명나라 본초학 연구서인 『이시진』에서는 “상체에 열이 많고 하체는 차가운 상열하한(上熱下寒), 천식·변비, 약한 소변 등에 처방한다”고 소개한다. 중국 송나라 의서인 『본초연의』에는 “나쁜 기운을 제거하고 치료되지 않은 나머지를 고친다. 부드럽게 효능을 취해 이익은 있고 손해는 없다”고 기록돼 있다. 효능은 크지만, 그에 비해 부작용은 적다는 의미다.

이런 효과 때문에 조선 왕실에서는 기력이 쇠하고 활력이 떨어진 몸을 보충하는 약에 침향을 즐겨 사용했다. 특히 숙종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과 변비를 다스리기 위해 침향을 썼고, 경종은 지병이었던 간질을 잡고 안정을 취하는 데 침향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귀한 만큼 여러 질환과 증상에 쓰였다. 기 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효능의 첫 번째 핵심 성분은 ‘베타셀리넨(β-Selinene)’이다. 최근 침향의 성분을 추출해 분석하는 연구가 활력을 띠면서 원인 성분과 작용 기전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베타셀리넨은 신장에 기운을 불어넣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만성신부전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침향을 섭취하도록 한 결과, 식욕부진과 함께 복통·부종 등의 기존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침향에 들어 있는 ‘아가로스피롤’도 핵심 성분 중 하나다. 아가로스피롤은 흔히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린다. 신경을 이완하고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돕는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에 명시된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킨다’는 내용은 바로 침향의 아가로스피롤 성분 덕분이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불면증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다.

핵심 성분은 베타셀리넨ㆍ아가로스피롤


게다가 침향의 유황 성분이 항균 작용을 해 염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복용 시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침향이 열을 내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도 양기가 왕성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 것을 권한다. 소양인이나 태음인보다는 소음인에게 보다 적합한 약재로 알려져 있다. 기가 너무 허한 경우에도 섣불리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운이 너무 없으면 침향이 오히려 기를 분산시킬 수 있어서다.

또한 몸에 좋다고 침향을 과다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으면 두통이나 복통·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반드시 정해진 양만 섭취하도록 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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