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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궁지에 몰린 화웨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찾아 "부품 계속 공급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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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가 최근 우리 정부에 ‘중국 화웨이 퇴출’에 동참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화웨이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를 찾아 "차질 없이 계속 부품을 공급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미 정부 측 요청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데 이뤄진 것이다.

    조선비즈

    ‘반 화웨이 전선’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 엔지니어들이 근무 중인 모습.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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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모바일사업부 임원은 지난 23~24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부품 공급사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이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측은 미국 제재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으로 부품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기준 한국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106억50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화웨이가 ‘큰손’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도 화웨이는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등과 함께 5대 주요 매출처 중 하나였다. SK하이닉스의 화웨이 매출 비중 역시 1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구글,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주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화웨이에 소프트웨어·부품 공급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이 같은 반(反) 화웨이 전선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 일본 전자제품 기업 파나소닉 등으로 전 세계적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CLSA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경우 5~6개월치의 재고가,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는 9~12개월치의 재고가 각각 쌓아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재고가 소진되기 전까지 미·중 양국이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출하량 감소, 시장점유율 하락, 실적 타격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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