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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동남아 IT 스타트업 업계 이끄는 '귀국 인재'들, 유치경쟁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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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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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유학이나 해외 근무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온 ‘귀국 인재’들이 동남아시아의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다. 동남아의 IT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이민정책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고국으로 돌아와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인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업계 성장으로 우수 인재 수요도 크게 늘어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나 구글 등 거대 IT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재 유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9년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떠나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생화학을 공부한 레바나 사니는 2014년 대학을 졸업한 후 고민 끝에 동남아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2016년 4월 싱가포르에서 동료 3명과 함께 약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주력으로 하는 날라제너틱스를 창업한 사니는 지난해 11월 프리시드 라운드(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펀딩)에서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모았다.

지난 수년간 동남아가 배출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은 최소 14개 이상이다. 대표적 유니콘기업으로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그랩과 고젝이 있는데, 두 기업 모두 해외에서 돌아온 이른바 귀국 인재가 설립한 것이다. 구글과 싱가포르 국영 투자기업 테마섹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의 인터넷 경제 규모는 총거래액(GMV) 기준으로 720억 달러(약 85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동남아 국내총생산(GDP)의 2.8%에 달한다. 보고서는 또 동남아의 인터넷 경제 규모가 2025년까지 24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GDP의 8%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는 벤처캐피털을 중심으로 한 투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컨설팅업체 KPMG 보고서는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의 눈에 동남아시아가 갈수록 ‘핫한 곳’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1분기 전세계 벤처캐피털 투자는 브렉시트(Brexit)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지난 분기보다 줄어들었지만 동남아는 이같은 추세에 역행했다. 2018년 동남아 지역에서는 327건의 계약이 체결돼 78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쏟아졌다.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는 동남아가 2024년까지 최소 10개의 유니콘기업을 추가로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IT 스타트업의 급성장으로 인재 부족이 문제로 대두됐다. 동남아 IT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우수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한데, 가장 인기가 높은 유형의 신입사원은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 고젝의 설립자 나디엠 마카림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모교인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할 것을 지시했다. 인도네시아의 또다른 유니콘기업 부칼라팍도 지난해 11월 실리콘밸리를 대상으로 요엘 수미트로 제품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직접 나서 ‘집으로 가는 길을 열어라’라는 캠페인을 통해 동남아 출신 인재들의 귀환을 촉구했다.

동남아 벤처캐피털도 우수 인재를 찾기 위해 미국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이들 벤처캐피털은 동남아로 돌아와 새롭게 스타트업을 창업할 이들을 찾거나 때로는 투자중인 유니콘기업의 채용을 돕기도 한다. 과거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동남아 출신 인재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서 일하자고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갈수록 더 쉬워지고 있다. 요즘은 비자 문제와 정치적 환경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미국에 머무르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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