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합계출산율은 1.01명으로 1년 전보다 0.07명 감소했다.
이는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에 아이 1명만 낳는다는 뜻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연간 기준 0.98명을 기록하며 0명대로 내려앉았다. 1분기에는 1.08명 수준이었지만 2분기 0.98명, 3분기 0.95명, 4분기 0.88명으로 감소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년 중 1분기 출산이 가장 높은 경향이 있는데 1분기 합계출산율이 1.01명을 기록한 만큼 올해도 작년에 이어 1.0명을 하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자녀가 또래보다 작은 것을 선호하지 않는 부모들 때문에 연초인 1월과 3월에 출생아 수가 많은 편이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의 출산율은 인구 소멸 수준에 도달해 있다. 1.7~2.1까지는 올려야 소멸을 막을 수 있다"며 "한국의 저출산 지원이란 건 미시적인 현금 지원 수준에 그쳐 있는데, 유럽처럼 수십 년을 내다본 저성장 정책을 펼치거나 미국처럼 시장 제도 자체가 '아이 친화적'으로 변하는 식으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선진국임에도 저출산 대책이 미비한 편인데, 그럼에도 대부분 기업이 육아에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어 정부 개입 없이도 저성장 문제에 빠지지 않았다"며 "한국 또한 유럽과 미국 사례를 참고해 정책과 시장을 조화시킨 저출산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출생아는 8만3100명으로 1년 전보다 6800명(-7.6%)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월만 놓고 보면 2만7100명으로 전년 대비 2900명(-9.7%) 줄었다. 이 역시 역대 최저다. 3월 기준으로 출생아 수가 3만명대를 밑돈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40개월째 감소 중이다.
이처럼 출생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건 혼인 건수 급감과 맞물려 있다. 혼인 건수는 지난 3월 1만9600건으로 1년 전보다 3200건(-14.0%) 감소했다. 3월 기준으로 혼인 건수가 2만건 아래로 내려간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감소폭은 3월 기준으로 2013년(-16.2%) 이후 가장 컸다. 1분기 기준으로는 5만9100건으로 전년 대비 7100건(-10.7%) 줄었다. 우리나라 출산 중 대부분이 기혼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저출산 추세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태준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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